- 겸상적혈구질환 및 베타지중해빈혈 목표 … 연내 두 임상 환자등록 완료, 이후 2년내 승인 도전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는 겸상적혈구질환 (SCD) 및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transfusion-dependent beta-thalassemia, TDT) 유전자치료제 후보인 CTX001의 개발 촉진을 위해 제휴사인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에 9억달러를 쏟아붓기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CRISPR-CAS9 유전자편집 플랫폼에서 자가세포를 체외에서 편집하는 게 이 치료제의 핵심이다.
2015년 10월 26일 크리스퍼테라퓨틱스와 처음 제휴를 맺은 버텍스는 이번 확장된 제휴계약에 따라 CTX001을 개발, 제조, 상용화하는 데 드는 비용의 60%를 책임지고 그 대가로 글로벌 판매 수익의 60%를 받게 된다. 이는 이전 계약에 비해 10%p 증가한 비중이다. CRISPR은 나머지 40%를 감당하고 수익의 40%를 챙기게 된다. 9억달러를 선불로 받는 것 외에도 첫 번째 승인이 나오면 추가로 2억달러를 받기로 했다.
2015년에 버텍스는 크리스퍼테라퓨틱스에 7500달러 현금을 지불하고 CTX001를 도입했고 크리스퍼는 그 대가로 30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버텍스에 제공했다.
CRISPR의 CEO인 사마스 쿨카르니(Samarth Kulkarni)는 “버텍스와 협력해 임상에서 ‘개념증명’을 달성한 최초의 CRISPR-Cas9 플랫폼 요법인 CTX001로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유전질환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현재 30명 이상의 환자에게 CTX001을 투여했으며, 가장 긴 추적관찰 기간은 2년 이상이며, 올해 두 임상시험에 모두 환자 등록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쿨카르니는 임상결과의 모멘텀을 바탕으로 “우리는 버텍스의 ex의 동급 최강의 글로벌 역량과 개발, 제조, 상용화 분야의 리더십을 활용해 CTX001의 글로벌 조기 출시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두 질환의 환자 커뮤니티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도출된 CTX001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TDT 및 SCD 모두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재생의학첨단치료 (RMAT), 패스트트랙, 희귀의약품, 희귀소아질환 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유럽위원회(EC)에서도 두 적응증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SCD에 대한 우선심사의약품(PRIME) 지정을 받았다.
두 회사는 2020년 12월 CTX001을 투여받은 총 10명의 환자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했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중증 또는 bo/bo 유전자형을 가진 3명을 포함해 TDT를 앓고 있는 7명의 환자 모두 마지막 후속 조치에서 수혈이 필요 없었다. SCD를 가진 3 명의 환자는 모두 CTX001 주입부터 마지막까지 혈관폐색위기(vaso-occlusive crisis, VOC)가 없었다.
이 치료법은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조혈줄기세포와 조혈전구세포를 채취한다. 그런 다음 CRISPR-Cas9 유전자편집 플랫폼으로 CTX001란 유전자치료제를 만든 뒤 줄기세포이식의 일부로 환자에게 재주입된다. 편집은 적혈구에서 높은 수준의 태아 헤모글로빈 (HbF)을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HbF는 출생 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산소 운반 헤모글로빈의 한 유형이지만 성숙한 형태의 헤모글로빈으로 전환된다. CTX001에 의한 HbF 수치 증가는 TDT 환자의 수혈 필요성을 줄이고 SCD 환자가 경험하는 고통스럽고 쇠약해지는 겸상적혈구 위기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이 분야의 주요 경쟁자인 경쟁자인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는 예상치 못한 심각한 이상 반응(Suspected Unexpected Serious Adverse ReactionsSUSARs) 이후 SCD에 대한 ‘진테글로’(Zynteglo, 성분명 베티베글로진 오토템셀 Betibeglogene Autotemcel, 옛 브랜드 렌티글로빈(LentiGlobin), 코드명 bb1111) 유전자치료의 1상, 2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이는 1/2상 연구의 코호트A 환자가 5년 전에 치료를받은 환자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진단을 받으면서 일어났다. 또 같은 연구의 코호트C 환자는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진단을 받았다.
지난 3월 10일 블루버드바이오는 조사 결과 부작용이 유전자치료와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에서는 임상시험이 보류 상태다. 게다가 독일 정부는 블루버드가 동의할 만한 진테글로의 비용을 제시하지 않다는 입장을 20일 밝혔다. 이에 유럽대륙에서 관련 영업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는 유전자편집요법이 유전자치료제보다 나은 치료결과를 낙관하게 하면서도 뭔가 찜찜한 시장의 내재적인 위험성이 존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버텍스와 CRISPR은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일 뿐만 아니라 최초의 승인된 SCD 치료제를 내놓을 좋은 기회를 찾았다. 올해 후반에 베타지중해빈혈과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두 임상시험의 환자등록을 마치고 데이터가 계속 긍정적이면 18~24 개월 내에 규제 기관에 신약승인을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텍스의 회장인 제프리 레이든(Jeffrey Leiden)은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는 심각한 질병에 대한 변형요법을 개발하려는 우리 전략의 핵심이며, 이번 합의는 광범위한 유전자를 발전시키는 리더십 강화의 중요한 다음 단계”라며 “이번 투자 증액은 강력한 임상 프로필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빠른 협력과 개발 진전은 승인과 상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버텍스는 다수의 승인된 낭포성섬유증 치료제 컬렉션을 가진 기업으로 유명하다. 최신 치료제인 ‘트리카프타’(Trikafta 성분명 아이바카프토(ivacaftor), 테자카프토(tezacaftor), 엘렉사카프토(elexacaftor) 등 3제 복합제)가 2019년 10월에 FDA 승인을 얻었지만 나머지 제품은 특허 절벽에 근접해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버텍스는 CRISPR 말고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여러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