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치료는 치료에 오랜 기간이 걸린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소요된다. 치아를 움직이게 하는 잇몸뼈 리모델링의 진행이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의 부담이 큰 만큼, 최근에는 이를 단축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강윤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의 도움말로 급속 교정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치열이 바르지 못해 기능적·심미적 문제가 있다면, 교정치료를 고려한다. 하지만 긴 치료 기간 탓에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교정치료를 좌우하는 ‘잇몸뼈 리모델링’은 치아가 움직이려는 방향에서는 잇몸뼈의 흡수가 일어나고, 반대쪽에서는 잇몸뼈의 형성이 일어나는 전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잇몸뼈의 흡수·형성 속도가 치아 이동 속도를 좌우하며, 결국 치과 교정치료 기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잇몸뼈 리모델링 성인보다 성장기 어린이가 빨라
잇몸뼈 리모델링 속도는 보통 성장기의 아이들이 성인보다 빠르다. 성인기보다는 성장기에 치과 교정치료를 하는 것을 더 권장하는 이유다. 성인기에도 나이가 더 많을수록 더 느려지는 경향이 있어 청년보다는 중년이, 중년보다는 장년이, 장년보다는 노년에서 치료 기간이 더 오래 걸린다. 나이가 많을수록 잇몸뼈 형성이 적어지는 경향이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 레이저자극, 수술 등으로 치아 이동 속도 높여
이에 많은 연구자가 치아 이동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 △전기나 레이저자극, 진동자극 같은 물리적인 자극을 활용하는 방법 △잇몸뼈에 대한 직접적인 수술·시술을 통한 방법이다.
약물로 잇몸뼈의 흡수와 형성을 빠르게 하는 방법은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연구 결과 실제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약물 주입의 어려움, 약효의 지속성, 약물이 전신 건강에 미칠 우려 등으로 인해 실제 치료에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레이저나 진동 자극도 실제 임상에서 적용되긴 했지만, 연구자 간 효과에 대한 논쟁이 커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
강윤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가 교정치료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잇몸뼈 수술·시술
임상에서 가장 많이 시도되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방법은 잇몸뼈에 대한 수술·시술이다. 뼈에 손상이 일어나면 이를 빠르게 치유하기 위해 뼈 형성과 흡수에 관여하는 세포들이 빠르게 그리고 많이 해당 부위로 모여들면서 뼈의 리모델링 속도가 빨라진다. 이런 뼈 손상에 대한 치유 속성을 활용해 치아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성인 중 중장년층, 잇몸뼈가 좁아서 치아를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 치아 뿌리가 짧은 사람, 교정치료 기간을 줄이고 싶어 하는 경우에 효과가 좋다. 다만 수술·시술에 대한 부담감, 통증의 동반, 짧은 효과 지속시간 등의 단점이 있다.
잇몸뼈 피질골에 절단술이나 절개술 시행
잇몸뼈에 대한 수술·시술은 크게는 뼈의 가장 단단한 부분인 피질골을 제거하는 피질골 절단술, 잇몸뼈에 간단히 상처를 내는 피질골 절개술이 있다. 잇몸뼈가 좁은 경우 이런 수술과 함께 뼈 이식재를 넣어서 잇몸뼈를 넓혀 주는 치료도 같이하게 된다. 치료 범위가 넓어지면 효과도 늘지만, 통증도 함께 커진다. 또 뼈의 형성 능력은 나이가 많을수록 치아가 이동한 만큼 잇몸뼈가 만들어지지 못할 수 있고, 잇몸뼈가 좁으면 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치료 기간을 줄이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치아와 잇몸뼈를 이동시킬 수 있는지를 고려해 시행해야 한다. 치과 교정과 전문의와 상담해 수술·시술 방법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