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지속적 신대체요법(CKRT)을 받는 중증 급성신손상(AKI) 환자에서 ‘인바디’(체성분 분석 체중계)로 잘 알려진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 Bioimpedance Analysis)을 통한 체액관리가 기존 방식보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급성신손상은 신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더 이상 체액과 전해질 등의 평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며 투석이나 지속적 신대체요법으로 치료한다. 지속적 신대체요법은 2시간에서 4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노폐물을 제거하는 투석과 달리, 혈액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외 순환시켜 손상된 신장을 대신해 혈액을 정화시키는 방법이다.
특히 급성신손상 환자는 체액 과다가 발생하기 쉬우며, 이로 인해 심혈관 및 폐에 부담이 가중되고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체액관리가 환자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는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때, 환자의 체중 변화와 체액 섭취 및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체액을 관리한다. 그러나 실제 체내 수분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기가 어렵고, 중환자의 복잡한 체액 변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체액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급성신손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 요구돼왔다.
이에 연구팀은 BIA 기술을 이용해 체액을 관리하는 게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시행하는 급성신손상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체액 균형을 조절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지 평가했다.
BIA 기술은 인체에 전류를 통과시켜 조직 내 체액의 총 함량을 측정하는 기술로 주로 근육과 지방을 측정하는 데 많이 활용돼왔다. 최근 이 기술을 활용한 수분 측정의 활용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관련 임상 연구는 부족한 상태다.
연구팀은 2017년 7월~2020년 7월에 국내 8개 주요 병원에서 중증 급성신손상으로 지속적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208명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환자의 체중 변화와 체액 섭취 및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체액을 관리하는 그룹(대조군)과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을 통해 체액 상태를 파악하는 그룹(실험군)으로 나눠 추정 평형상태의 효과적 달성 및 사망률을 비교하고 실험군의 안전성 및 부작용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그룹에서 치료 초기 24시간 이내에 체액이 더 빠르게 평형상태에 도달, 지속적 신대체요법 초기에 체액 제거를 가속화 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그룹의 28일차 사망률은 37%로, 대조군의 52%에 비해 낮았다. 이는 적절한 체액량 조절이 환자의 사망률을 개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저혈압 발생 빈도와 혈압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약물 사용빈도에서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생체전기 임피던스를 이용한 지속적 신대체요법 시행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속적 신대체요법에서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체액의 과다 상태를 관리하고 효과적인 도구임을 확인하고 단기적인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세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장질환 분야에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활용해 중증 질환 치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로서, 향후 지속적 신대체요법의 체액 과다 상태를 관리하는 임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치료 초기 단계에서 사망률을 개선할 수 있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기술의 활용 방안을 더 깊이 탐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기기임상시험지원 과제로 수행됐으며, ‘미국임상신장학회지’(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CJASN, Impact Factor 9.8)에 ‘Bioimpedance-Guided Fluid Removal in Continuous Kidney Replacement Therapy: The VENUS Randomized Clinical Trial’란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