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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 의대 임차료 등 287억원 규모 대납 ‘배임’ 의혹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0-21 16:46:02
  • 수정 2020-10-25 10: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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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간 임대료만 182억원, 인테리어비도 105억원 투자 … 고영인 의원 “의대가 쓰면서 병원이 대납, 대학은 불법 교육시설 운영”
서울시 강남구 성균관대 일원캠퍼스 건물 내 안내표지판에 의과대학, 임상간호대학원, 의과대학행정실, 의학교육실, 강의실 ‘인·의·예·지’ 등이 표기돼 있고 출입문 하단에 신입생 모집 공고도 붙어 있어 온전히 의과대학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 계열사에 수천억원대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성균관대 의대 교육병원의 임대료 등 76억원을 대납한 것으로 드러나 업무상 배임 논란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을 2018년 3월부터 일원역에 신설된 삼성생명 건물에 6개층을 임차해 교수동과 행정동을 이전했다고 밝혔지만, 고 의원의 확인 결과 일원역 건물은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성균관대가 쓰고 있는 건물로 확인됐다. 네이버 검색 지도 등에서도 ‘성균관대 의대 일원캠퍼스’로 표기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건물에 입주하기 위해 2018년부터 인테리어비 105억원을 들여 ‘에스원’에 공사를 맡겼다. 2018년에는 58억원, 2019년에는 124억원의 임차료와 관리비를 삼성생명 측에 납부했다. 2년간 건물에만 287억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이밖에 소모품 구입, 사무실 운영 등에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성균관대 의대가 건물 6개층 임차 면적 중 일부(2개층)만 사용한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대략 76억원 정도로 금액이 줄어들 뿐 삼성서울병원이 성균관대를 위해 관련 비용을 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게 고 의원 측 주장이다.

건물 내부의 기능도 대부분 병원이 아니라 ‘대학’ 운영을 위한 교육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교수동을 비롯해 대학학과 행정실이 입주해 있고, 강의실도 있어 실제 대학교육을 위한 성균관대 의과대학의 일원캠퍼스로 운영된다. 의대 홈페이지도 이를 임상교육장으로 소개하는 등 명백한 대학교 내 교육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의대의 4년 본과 수업은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 의대에서 진행하고, 2년의 예과 수업은 교수님이 병원에 있어 일원캠퍼스에서 일부 진행한다”고 답변했다. 부속병원이나 협력병원의 실습이 아닌 학교수업을 일원동에서 진행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 수업시간표에도 실습수업이 아닌 일반 이론수업인 ‘중재적임상연구설계’, ‘의학논문작성법’, ‘의학데이터과학개론’ 등을 일원캠퍼스에서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과대학원 신입생 선발 과정도 일원캠퍼스에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성균관대가 보유한 교육용 기본재산에는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의 어떠한 부지와 건물도 보유(임차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따른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르면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교지와 교사를 마련하고 보유 또는 처분하게 될 때는 모두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확인 결과 교육부에 어떠한 승인도 받지 않았다. 승인받지 않은 불법교육시설에서 대학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고 의원실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교육부의 입장도 ‘임차료’의 지급할 사유가 분명한 곳에서 임차료를 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이는 엄연히 운영법인이 다른 성균관대학교의 교육용 건물을 삼성서울병원이 수백억이 넘는 비용을 대납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형법상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9년에만 15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10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법인에 운영비를 대납한 것으로 보인다.
 
적자를 이유로 한 해 1조8000억원에 가까운 의료수익(매출)을 기록하는 삼성서울병원이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것은 병원이 번 돈을 삼성 계열사를 위해 방만하게 지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고 의원실은 분석했다.

고영인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이 수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은 국민들의 의료비 중 약 70%가 건강보험료로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삼성이 만년 적자를 기록하며 세금 한 푼 안 내면서도 적자 탓하며 의료수가를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은 지출로 고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얼굴이 두꺼운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삼성서울병원은 다른 법인인 성균관대 의대의 목적시설의 비용을 대납하고, 성균관대는 교육부에 신고하지 않고 교육시설을 운영해 당사자 모두 쌍벌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형법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두 기관에 대해 엄중한 검찰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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