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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74%, ‘하지정맥류’ 이름만 알고 증상 모른다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7-22 16:30:33
  • 수정 2020-08-03 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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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관외과·정맥학회 인식조사 발표, 병원가기까지 1년 41%‧합병증 인지 28% …
윤상섭 대한정맥학회 이사장(왼쪽부터), 정혁재 대한혈관외과학회 부산대병원 외과 교수, 장재한 대한정맥학회 회장, 정원석 대한정맥학회 국제위원장 등 양 학회 관계자가 22일 서울시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하지정맥류 대국민인식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 10명 중 7명은 하지정맥류라는 병명은 들어봤지만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3명은 하지정맥류가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몰랐다. 대한혈관외과와 대한정맥학회는 22일 이같은 내용의 ‘하지정맥류 질환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정맥류 관련 인지도를 파악하고 올바른 질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16일까지 실시됐다. 일반인 900명과 환자 124명 등 총 1024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강동경희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가천대 길병원,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조선대병원 등 전국 6개 병원에서 오프라인 및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다리혈관돌출’ 대표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절반에 그쳐
 
조사결과 전체의 74%는 하지정맥류 질환명은 알고 있지만 증상·원인·치료법 등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호발연령인 50대 이상에서 하지정맥류의 증상을 알고 있다는 비율이 20%에 그쳐 방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85%는 ‘다리 혈관 돌출’이 하지정맥류의 대표적 증상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환자 중 이를 경험한 비율은 절반 이하였다. 환자들은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한 느낌’을 가장 많이 경험했으며, 이밖에 다리무거움, 발바닥 통증, 쥐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면 부종·혈전·색소침착·피부경화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를 알고 있는 이들은 전체 조사자의 28%에 그쳤다. 증상을 느꼈을 때 병원에 간다는 답변도 11%에 그쳤다. 증상으로 불편을 느낀 후 병원에 방문하기까지 절반 이상은 6개월 이상이 걸렸다. 1년 이상 소요된 경우는 41%였고, 5년 이상 걸린 비율도 14%에 달했다.
 
장재한 대한정맥학회 회장(푸른맥흉부외과의원 원장)은 “국내 하지정맥류 유병 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인지 현황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설문 대상자의 95%가 하지정맥류에 대한 홍보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에도 두 학회 간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가장 적합한 홍보 경로와 방식으로 질환 정보를 꾸준히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음파로 0.5초 이상 역류 확인 시 진단 … 압박스타킹·수술·레이저·고주파·클라리베인으로 치료
 

하지정맥류 진단은 초음파로 대·소복재정맥의 경우 혈액역류가 0.5초 이상, 교통정맥의 경우 0.35초 이상 혹은 혈관 지름이 3mm이상일 때 내릴 수 있다.

대한혈관외과학회의 정혁재 부산대병원 외과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조기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궤양, 색소침착 등 합병증이 발생한다”며 “환자에 맞는 방법으로 가능한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증상·발생 부위·환자 특성에 따라 다르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압박스타킹은 예방 효과도 있어 오래 서 있는 직종 종사자가 증상 초기 혹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정원석 대한정맥학회 국제위원장은 “다만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아닌 일반 미용 고탄력 스타킹 등은 예방·치료 효과가 없다”며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최근 의료보험이 적용돼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으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심해지면 문제 혈관을 뽑아내는 ‘혈관발거술’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는데, 재발의 위험이 적고 치료 효과가 뛰어나지만 흉터가 남고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다.
 
최근에는 발거술을 하기 전 환자의 증상에 따라 경화제주사요법, 레이저, 고주파 카테터치료, 접착제(베나실, Venaseal) 정맥폐쇄법, 클라리베인(ClariVein) 등 절개를 줄인 치료법이 시행된다. 

클라리베인은 2018년 5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경피적 기계화학폐쇄술(Mechano chemical ablation, MOCA)’의 일종으로 혈관내로 회전하는 카테터를 삽입해 정맥류 부위에 경화제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굵은 혈관을 비교적 쉽게 폐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회전하는 과정에서 혈관을 파괴하고 이 과정에서 초래된 혈전으로 혈관을 폐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각 치료법의 적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학회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료지침이 결정된다고 답했으나 현재 대한정맥학회의 가이드라인은 “혈관초음파검사에서 혈액역류가 0.5초 이상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를 권고한다”고만 돼 있다. 수술 기준과 진단 기준에 차이가 없어 보다 정교한 가이드라인 설정이 요구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정맥학회 자문)은 “정맥류가 우동 면발 굵기인 3기 이상(혈관 직경 4~5㎜)이어야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1~2기에는 보존적인 치료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술로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과잉진료로 수술이 오남용되는 것은 억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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