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의 코로나19 대응전략 및 연구결과가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이로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서울성모병원은 면역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혈액질환 환자에게 항암요법, 면역억제요법, 조혈모세포이식 등의 정상적인 진료를 안전하게 제공했다.
지난 3‧4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격하게 확산돼자 유럽조혈모세포이식학회는 혈액암 환자의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이식을 가능한 연기하도록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의 여러 병원들도 항암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을 최소화했다.
중증 혈액질환자에서 치료가 중단‧연기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 이에 약 1만5000명의 각종 혈액질환 환자를 관리하고 매달 50건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은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축소하는 대신 선제적인 코로나19 차단 전략을 실시했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으로 △문진표를 사용한 선제적인 환자 분류 △환자 분류에 따른 이동동선 분리 △한시적 대체 진료(선별진료소, 안심진료소, 비대면 진료 등) 활성화 △선별 진료소 분리 개설 △코로나19 확진 및 의심 환자 병동 시설 확충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별도 운영 등이다.
또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독립된 공조 시스템을 갖춘 층 하나를 비우고, 병동을 세부 분리해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관련 의심환자들의 별도로 관리했다.
이 결과 중증 혈액질환 환자의 정상적인 진료를 모두 유지하면서도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기간 중 서울성모병원의 혈액병원 환자 대체 진료수는 지난 3월 기준 749건이었다. 이 시기 신규 환자 수는 다소 감소했으나, 외래 환자수와 재원환자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비슷했고,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는 동일했다.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이동건 교수, 혈액병원장(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등 공동연구팀을 이 시스템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유럽 혈액분야 권위지 ‘영국혈액학회지(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 / IF 5.206)’는 코로나19 속 혈액병원 정상진료에 주목하면 이를 온라인판에 18일자로 게재했다.
김동욱 혈액병원장은 “이번 논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정상적인 진료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전세계 의사와 환자들에게 참고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