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Z, HPV 양성 종양 백신 1상 … 비비디온, E3 리가제로 병적 단백질 제거 … 앰플릭스, 항진균제 개발 … AMT 궤양성대장염 2상
코로나19 감염증 유행에도 미국 바이오 업계의 투자 움직임은 잠시 쉬었을 뿐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 투자재원 조성에 거액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조달되고, 빅 파마도 적정한 투자 대상에 돈 쏟아붓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며칠 새 일어난 미국 바이오업계의 투자 동향을 소개한다.
SQZ, 암 백신 넘어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 6500만달러 투자받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Watertown) 소재 SQZ바이오텍(SQZ Biotech)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양성 종양 백신 1상 진행 및 관련 세포내 주입 기술(cell-squeezing technology)의 심화 발전을 위해 650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파이프라인은 세포막을 허물어 세포에 치료물질을 주입하는 세포치료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암치료에선 환자의 면역세포를 CD8+ 항원을 인식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T세포로 조작한다. 2015년 빅 파마인 로슈가 신출내기인 SQZ와 이같은 항원 표식 세포(antigen-presenting cells, APCs) 기술로 HPV 양성 고형종양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SQZ-PBMC-HPV)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3년 후 1억2500만달러로 계약 규모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SQZ는 개발 단계에서만 마일스톤으로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이번 시리즈 D 자금 유치엔 테마세크(Temasek), GV, 일루미나벤처스(Illumina Ventures), 인버스(Invus), 폴라리스파트너스(Polaris Partners), 나노디멘젼(NanoDimension), JDRF T1D Fund 등이 참여했다. 자금은 HPV 표적화 프로그램의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 연구와 감염질환에서 항원 운반체 활성화(activating antigen carriers, AACs) 및 그 반대 작용인 항원 운반체 관용화(tolerizing antigen carriers, TACs)와 APCs 기술을 심화시키는 데 사용된다.
로슈와 종양학 자산을 공유하는 SQZ는 AAC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암 파이프라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AC는 T세포, B세포, 단구세포처럼 환자의 백혈구를 기반으로 하는 항원 표식 세포(APC)와 달리 적혈구를 기반으로 한다. 일단 조작된 세포는 환자에게 투입돼 간과 비장으로 들어가 암 항원이 헬퍼 T세포나 킬러 T세포에 노출되도록 한다.
임상 1상 시험에서 SQZ는 환자의 세포를 24시간 이내에 치료제로 전환해 환자들이 어디서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현장치료(point-of-care)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회사의 CEO인 아르몬 사례이(Armon Sharei)는 “종양학을 넘어 최근 감염질환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은 SQZ 플랫폼의 광범위한 잠재력을 보여준다”며 “신속한 중앙집중식 제조와 새로운 관점의 현장치료 시스템 개발에 투자해 환자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로슈, 비비디온 단백질분해효소 임상 발굴에 1억3500만달러 투자
로슈는 비비디온테라퓨틱스(Vividion Therapeutics)의 단백질 분해효소인 E3 리가제(E3 ligases, ubiquitin ligase)를 임상 발굴을 위한 계약에 1억3500만달러를 지불키로 했다. 비비디온은 스크립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에서 분사한 회사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다.
로슈는 각 개발 단계에서 나오는 화합물에 대해 독점권을 갖게 되며, 비비디온은 특정 프로그램에서 개발 비용과 수익을 분담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비비디온은 로열티뿐만 아니라 사전 임상, 개발, 상업적 단계에서 수십억달러까지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파트너십은 E3 리가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효소는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단백질과 결합, 표식한 다음 프로테아솜(proteasome)이란 단백질 복합체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도록 유도한다. 이중 표적 효소로 한쪽은 질병 유발 단백질에 달라붙고 다른 한쪽은 분해효소와 연결된다.
CEO인 디에고 미랄레스(Diego Miralles)는 “문제는 600개 넘는 후보물질 중 2개의 E3 리가제만 성공적으로 약을 투여해 잠재력이 제한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두 가지 단백질은 일부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지만 모든 단백질을 분해할 수는 없다. 게다가 그들 중 일부는 특정 조직에서 발현될 수 있지만 다른 조직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며 “단백질을 분해하기 위한 상당량의 도구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비디온은 지난 4월말 미국암연구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의 두 번째 가상 세션에서 세 번째 E3 리가제를 동물모델에 투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비비디온이 시리즈 B에서 8200만달러를 모금한 지 1년 후이자, 비비디온이 첫 파트너인 세엘진(Celgene)과 서명해 리간드(ligand)를 확립하고 고난도 표적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맺은 4년간 1억100만달러 이상을 받기로 한 계약 후 2년 만에 이뤄졌다.
당시 시리즈B 마감 후 미랄레스는 “우리 회사의 세 가지 주요 분자는 어댑터 단백질, 전사 인자, E3 리가제(ligase)”라며 “비비디온이 신중하게 파트너십을 맺어 왔기 때문에 온전히 회사의 자산으로 만들려면 연구개발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계약의 세부 사항들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비비디온의 사장이자 최고사업책임자(CBO)인 프레드 애슬란(Fred Aslan)은 “이번 파트너십은 2억5000만달러 이상의 현금 자산을 확보케 해 매우 강한 재정 상태를 만들어줬다”며 “우리가 완전 소유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로슈·세엘진(현재는 BMS 소속) 등 두 회사와의 훌륭한 파트너십을 계속 유지하기에 참으로 좋은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화이자·아다지캐피털, BK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앰플릭스’에 시리즈C 통해 9000만달러 투입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감염질환 치료제 개발 앰플릭스파마슈티컬스(Amplyx pharmaceuticals)는 노바티스로부터 BK바이러스 항체 프로그램을 획득한 지 8개월 만에 임상 2상까지 추진하기 위해 투자금 유치에 나섰다. 최근 화이자와 아다지캐피털매니지먼트(Adage capital management)가 시리즈C 연장에 개입하면서 총 9300만달러 유치에 성공했다.
화이자와 아다지는 소핀노바인베스트먼트(Sofinnova Investments), 뉴엔터프라이즈협회(New Enterprise Associates), 룬드벡폰덴벤처스(Lundbeckfonden Ventures), 에이릭스바이오사이언스(Arix Bioscience), 파파스캐피털(Pappas Capital), 리버베스트벤처파트너스(RiverVest Venture Partners), 3×5파트너스, 바이오메드벤처스(Partners and BioMed Ventures) 등에 합류해 2017년 8월 첫 라운드를 마쳤다. 나중에 모아진 2700만달러를 포함, 당시 6700만달러의 자금이 조달됐다.
앰플릭스의 CEO인 시아라 케네디(Ciara Kennedy)는 “회사가 시리즈C 자금조달에서 총 5300만달러를 추가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자 찾기와 주식 분할 발행을 병행키로 결정했다”며 “이번 신규 자금 투입으로 노바티스로부터 허가받은 항BK 바이러스 항체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침습성 진균감염증에 대한 광범위 치료제인 포스마노제픽스(fosmanogepix)에 대한 2상 임상 판독 검사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MAU868 신약후보물질은 불리는 BK바이러스 특이적 중화항체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와 줄기세포이식 치료를 받은 2개 환자군에 투여돼 시험 중이다. BK바이러스는 폴리오마바이러스(Polyomavirus)의 일종으로 80%이상의 사람이 영유아기에 감염되며 감기 같은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아 신장의 상피세포에서 은거한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신장이식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할 경우 활성화돼 출혈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된다.
포스마노제픽스는 칸디다, 아스퍼길루스 등 다양한 곰팡이 감염에 경구제 또는 정맥주사제로 연구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앰플릭스는 포스마노제픽스와 MAU868의 성공적인 임상 2상 연구의 초기 자료를 공개했다. 포스마노제픽스는 고용량을 칸디다균이 전신에 퍼진 칸디다혈증 환자에 투여한 결과 좋은 효과를 보였다.
이후 환자 등록을 마치고 침습성 칸디다증(invasive candidiasis)과 아스퍼길루스혈증(aspergillosis) 등 2가지 관련 임상을 진행했다. 포스마노제픽스는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로부터 곰팡이 세포를 공격한다. 케네디가 세포의 ‘제조 허브’로 부르는 소포체 망상구조(endoplasmic reticulum)에서 작용하는 Gwt1이라는 효소를 차단해 항진균 효과를 발휘한다. 케네디는 “Gwt1이 광범위한 곰팡이 병원체에 걸쳐 보존돼 있기 때문에 포스마노제픽스는 칸디다 이상의 곰팡이균을 다루는 데 적합하다”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Gwt1가 인체에 없기 때문에 환자에게서 표적 유도 독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MT, IL-10 작용제 ‘궤양성대장염’ 치료 2상 연구에 1억달러 규모 기업 상장 추진
미국 캘리포니아 남샌프란시스코 소재 염증질환 치료제 전문 바이오기업인 에이엠티(Applied Molecular Transport, AMT)는 경구용 IL-10 작용제로 임상 2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1억달러 규모의 기업상장(IPO)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궤양성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AMT-101의 1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해 궤양성대장염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염증뿐만 아니라 낭염(囊炎, pouchitis)에 대한 임상 2상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 궤양성대장염과 류마티스관절염에서 항TNF 치료제의 추가제로서 AMT-101의 가능성을 연구할 예정이다.
CEO이자 공동창업자 타히르 마흐무드(Tahir Mahmood)는 이전 인터뷰에서 “회사는 2010년에 설립됐지만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16년이고, 2019년 9월 시리즈 A와 B 라운드에서 7000만달러를 유치해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9년에야 1b상 연구에서 AMT-101(내장에서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의 융합단백질)을 첫 번째 환자에게 투약했었다.
AMT에서 임상 개발을 이끌고 있는 비투 칸와르(Bittoo Kanwar) 박사는 “궤양성대장염과 같은 질병에서는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염증이 장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부위에도 있다”며 “IL-10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바늘을 항상성으로 돌려 항TNF 치료제나 JAK억제제 등 기존 치료제처럼 염증 유발인자를 억누르는 게 아니고 항염증 사이토카인 작용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IL-10은 과거에도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사용돼 왔지만 고용량에서 전신적으로 고약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었다. 마흐무드는 “AMT-101은 이러한 안전성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인체의 자연적인 생물학적 이동 메커니즘을 활용해 장내 상피세포에 고도로 선택적인 포장도로를 까는 방식으로 작용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AMT는 투자금으로 IL-22 작용제로서 장내상피세포 장벽의 손상을 AMT-126의 조기 임상 진행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이 회사는 1610만달러의 현금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IPO를 통해 조달한 1억달러는 1년 정도의 회사 운영자금에 해당한다.
코웬, 4억9300만달러의 펀드 만들어 바이오벤처 투자 나서
코웬헬스케어인베스트먼트(Cowen Healthcare Investments)는 당초 목표했던 1억달러를 초과한 4억9300만달러의 펀드를 조성했다. 코웬은 최근 몇 달 동안 아쿠오스(Akouos), AM-파마(AM-Pharma), 케이로스테라퓨틱스(Keros Therapeutics) 등 바이오테크에 투자해 온 투자전략을 이어가게 된다.
코웬은 지난 8년간 38개 민간 헬스케어기업을 기존 2개 펀드로 지원했다. 이들 펀드는 케빈 라이디(Kevin Raidy), 팀 앤더슨(Tim Anderson), 로버트 사인(Robert Sine) 등이 이끄는 코웬 투자팀의 중요 관심 분야인 바이오제약, 진단, 디지털 건강 전반에 자금을 집행했다.
코웬은 종종 시리즈B 라운드에 참가한다. 코웬은 유전자치료 스타트업 아쿠오스, 희귀질환 합성신약 개발업체인 리페어테라퓨틱스(Repare Therapeutics), 세마테라퓨틱스(Semma Therapeutics) 등에 투자했다. 미국 버텍스테라퓨틱스(Vertex Pharmaceuticals)는 2019년 9월 줄기세포 기반 제1형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생명공학기업 셈마테라퓨틱스(Semma Therapeutics)를 9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코웬은 이번 자금 조달 일정 전후에 컴패스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의 유망함이 은밀하게 노출되자 이 회사에 투자했다. 또 시리즈 C를 통해 케이로스(Keros) 상장 직전 지분을 인수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중에 여러 바이오 투자펀드가 철회되는 와중에 코웬의 세 번째 펀드도 폐쇄됐다. 하지만 지난 4월초부터 아치벤처파트너스(Arch Venture Partners),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 오벌랜드캐피털(Oberland Capital) 등 3개 투자 그룹이 총 10억달러 이상의 생명과학 펀드를 중간에 공개했다. 이 와중에 벤바이오 파트너스(venBio Partners)는 4억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발표했다.
코웬도 아치 등 다른 펀드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는데,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2019년 9월 현재 3억3200만달러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웬은 2017년 두 번째 헬스케어 펀드를 모집할 때 SEC에 1억800만달러를 모았으며 자본을 계속 늘리는 중이라고 보고했다.
3차펀드 마감 공개 직후 코웬의 매니징파트너(Managing Partner)인 케빈 레이디(Kevin Raidy)는 “코웬이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산업의 전망을 극도로 낙관하고 있다”며 “최고의 생명과학 기업에 대한 투자에 지금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