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레보도파·카보도파로 약효 소멸된 경우 처방 … 미국내 3억달러 시장 창출, 국내선 SK케미칼 판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뉴로크린바이오사이언시스(Neurocrine Biosciences)의 파킨슨병 부가 치료제 ‘온젠티스캡슐’(Ongentys 성분명 오피카폰 opicapone)이 지난 2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기존 표준치료제인 레보도파(levodopa) 및 카르비도파(carbidopa)에 추가로 하루 1회 복용하는 말초신경 작용, 선택적, 가역적 카테콜-O-메틸전이효소(catechol-O-methyltransferase, COMT) 억제제로서 체내에서 레보도파를 분해하는 COMT 효소를 차단해 더 많은 양의 레보도파가 뇌에서 작용할 수 있도록 효과를 연장시켜준다. 이번에 허가받은 적응증은 기존 약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약효 소진’(off episodes)을 겪는 상태의 투여하는 것이다. 약효 소진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이 정체 또는 악화되면서 근육 강직, 느린 행동, 운동 시작의 어려움, 보행장애 등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이 고질화된다.
FDA는 총 38건의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근거로 온젠티스를 승인했다. 이 중 1000명 이상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BIPARK-1 시험, BIPARK-2 시험 등 2건의 다국가 3상 임상 결과가 포함됐다. BIPARK-1은 600명을 대상으로 파킨슨병 및 운동동요(motor fluctuations) 환자를 대상으로 온젠티스를 5mg, 25mg, 50mg 등 3가지 용량으로 투여하면서 위약 또는 COMT 저해제인 엔타카폰(entacapone) 200mg을 투여한 사람과 14~15주 약효를 비교한 것이다.
BIPARK-2는 400명의 환자를 온젠티스를 25mg, 50mg 투여하고 위약과 14~15주간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두 임상 모두 1년간의 오픈 라벨, 연장 치료가 진행됐다. 임상 결과 기저치에 비해 14~15주 시점에서 위약 대비 약효 소진 기간(off time)이 감소했다. 반면 이상운동증(dyskinesia)이 없는 약효 발현(On time) 기간은 위약 대비 기저치에 비해 늘었다.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4%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이상운동증, 변비, 혈중 크레아틴키나제 증가, 저혈압, 실신, 체중 감소 등으로 보고됐다.
이 약은 포르투칼 포르토 소재 제약사인 비알파마슈티컬스(BIAL Pharmaceuticals, BIAL-Portela & CA)가 2016년 6월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뉴로크린은 2017년 미국·캐나다 독점 개발·판매 권리를 취득했다. 현재 이 약은 비알파마가 독일,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에서 판매 중이다. 뉴로크린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올 하반기 후반께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시티은행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최대 3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했다. 국내서는 SK케미칼이 2018년 3월 포르투갈 제약기업 비알파마슈티컬스과 라이선스 도입 계약을 체결해 판권을 갖고 있다.
파킨슨병 약 중 레보도파는 뇌에서 도파민으로 변화되는 전구약(prodrug)이며 레보도파의 빠른 소멸을 막기 위해 카비도파와 벤세라지드(benserazide) 같은 방향족 L-아미노산 탈카복실화효소(aromatic L-amino acid decarboxylase, AADC 또는 도파 탈탄산효소, DOPA decarboxylase, DDC) 저해제가 병용 투여된다. COMT 억제제로는 한국노바티스의 ‘콤탄정’(Comtan 성분명 엔타카폰 entacapone)와 밸리언트파마슈티컬스(Valeant Pharmaceuticals)의 ‘타스마’(Tasmar, 톨카폰 tolcapone) 등이 있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빈도 높게 발생하는 신경퇴행성질환으로 미국 내에서만 환자가 약 100만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5만명 안팎이 신규 진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