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으로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은 여성은 폐경기에 접어들지 않아도 골밀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유방암 수술 이후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19∼55세 폐경 전 여성 91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화학적 항암치료와 골밀도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보조항암치료는 유방암 수술 후 재발 우려를 낮추기 위해 진행된다. 조기 유방암인 '0기' 환자는 대개 치료 없이 종양 크기 변화만 관찰하지만, 이외 환자는 수술 후 종양 상태에 따라 화학적 치료나 유방암 치료약물(타목시펜) 복용, 난소억제주사제 투여 등의 치료가 시행된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자를 △관찰군 58명 △약물군 130명 △화학요법군 69명 △화학요법 후 약물복용군 346명 △난소억제주사제와 약물복용 병행군 304명으로 나누고, 요추 및 대퇴골의 골밀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보조항암치료 가운데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1년 내 골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관찰군과 약물군에서는 골밀도 감소량이 평균 0.03g/㎠인 데 비해 화학적 항암치료군은 이보다 3.3배 높은 0.1g/㎠에 달했다.
다만 화학요법 후 유방암 치료약물을 추가로 복용한 환자는 화학요법으로만 치료한 환자보다 골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화학요법이 뼈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타목시펜 성분의 약물이 다소 완화해주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김희정 교수는 "5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는 암의 완치를 넘어 유방암 극복 이후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젊은 환자라도 보조항암치료 과정에서 골밀도 감소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밝혀진 만큼 힘든 항암치료를 잘 이겨냈다면 뼈건강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골밀도 개선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으면서 뼈건강에 좋은 운동과 영양섭취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