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로 FDA 업무 차질 탓 .... 기존 바이오젠 ‘스핀라자’ 및 노바티스 ‘졸겐스마’엔 유리
로슈 계열 제넨텍이 3년을 기다려 세계 3번째 척수근육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로 내놓으려던 리스디플람(risdiplam)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미뤄져 몇 달을 더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FDA는 지난해 11월 리스디플람이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여러 유형의 SMA를 가진 어린이와 청소년에 미치는 치료 효능에 근거해 이 신약의 신속한 검토를 약속했다. 그러나 3개월 후인 올 2월 로슈는 “SMA를 앓고 있는 광범위한 사람들이 리스디플람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추가로 임상 데이터를 제출했다. 적응증 연령층을 넓히려는 시도였다.
이에 FDA는 이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얻기 위해 심사기한을 3개월 연장키로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승인 결정일은 오는 5월 24일에서 8월 24일로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업무 적체에 영향도 있는 것으로 조치로 해석된다.
로슈는 근육소모질환을 가진 2형과 3형 2~25세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한 1년 여 시행한 SUNFISH 임상에서 리스디플람이 위약 대비 더 나은 운동기능의 개선을 가져왔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특히 2~5세 사이의 가장 어린 환자에서 이런 개선이 두드러졌다. 제넨텍은 1형 SMA 환자에게도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PTC테라퓨틱스(PTC Therapeutics)와 파트너를 맺어 제출한 리스디플람 관련 신약 신청은 SMA 1형, 2형, 3형에 관한 것이다. 1형 SMA 환자는 일반적으로 2세 이상 살지 못하지만 덜 심각한 2형과 3형은 더 오래 살 수 있다. 덜 심각한 환자들의 예후는 운동능력, 호흡기감염, 사망에 의해 좌우된다.
제넨텍의 최고의학책임자(CMO)이자 글로벌 신약개발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리스디플람의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신하며 SMA 치료에는 미충족된 수요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리스디플람의 심사를 지원하기 위해 FD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빨리 SMA를 앓는 유아, 어린이, 성인에게 적용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리스디플람 승인은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주(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 Nusinersen)’와 유전자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졸겐스마’(Zolgensma 성분명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 Onasemnogene abeparvovec)로 치료받지 못한 환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부여하고 기존 양대 제품에 도전하는 계기가 된다. 알약인 리스디플람은 졸겐스마처럼 원샷으로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보다는 못하지만, 요추천자로 척수에 주입하는 스핀라자에 비해서는 비교 우위가 있다. 제넨텍은 6개국에 리스디플람 승인 신청을 제출했으며 올해 중반에 유럽연합에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