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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면역력이 나를 공격한다 '천의 얼굴' 루푸스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4-06 16:18:33
  • 수정 2021-06-22 1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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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임기 여성에서 주로 발생 … 완치 없어, 증상 완화 치료 집중
루푸스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6배 이상 많으며, 그 중  83%는 20~50대로 비교적 젊은 연령이다.루푸스는 가임기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외부의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채내 면역체계가 반응해서 몸을 지키는데,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인체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환자별로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해 '천(千)의 얼굴'로도 불린다. 송란 강동경희대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으로 루푸스에 대해 알아본다.
 
송란 강동경희대 류마티스내과 교수

체 내세포·조직을 이물질로 인식, 면역계 오류로 발생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이물질이 몸에 침입하면 채내 면역계가 항체를 만들어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그런데 면역체계가 잘못되면 외부 물질이 아닌 자신의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항체인 '자가항체'를 만든다. 이 자가항체가 여러 장기를 공격해 장기손상의 일으키는 것이 루푸스이다.
 
원래 인간의 몸은 자신의 세포나 조직에 대해서는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데 이를 자기면역관용이라고 한다. 루푸스는 자기면역관용이 소실되어 자기 세포나 조직에 대해 외부물질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성 환자, 남성보다 6배 이상 … 여성호르몬 연관 추측
 
루푸스 환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가임기의 젊은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전신홍반루푸스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2만6556명 가운데 여성 환자는 2만2991명으로 남성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여성 환자의 83%는 20~50대로 비교적 젊은 연령이었다. 송란 교수는 “루푸스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여성호르몬이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며 “화학물질과 같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 피로·체중 감소 등 증상 다양 '천의 얼굴' … 얼굴에 나비모양 발진
 
루푸스의 증상은 환자마다 매우 다양한데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도 이상 발생 직후 몇 주 후 발현부터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등 제각각으로 진단이 어렵다.
 
초기에는 전신 피로감, 근육통, 미열 혹은 고열, 체중감소, 탈모 등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양쪽 볼에 나비 모양의 피부 발진이 나타나거나, 관절이 아프고 붓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신장, 폐, 늑막, 심장, 뇌와 같은 주요 장기에 자가항체가 침범하여 다양한 증상을 발생시킨다. 이 같은 경우 심각한 후유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임상 기준, 면역학적 기준 등 다양한 검사 통해 진단
 
증상이 다양하다보니 피부과, 정형외과 등을 찾았다가 발견하거나 검진을 받는 도중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최근에 개정된 미국·유럽 류마티스학회 공동으로 발표된 진단기준을 따르면, ANA검사에서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기준‧면역학적 기준에 제시된 소견이 있을 때 점수를 매겨 총 10점 이상일 때 루푸스로 진단할 수 있다.
 
<임상적 기준(Clinical criteria) 11가지>

 
1. 급성 피부 낭창(Acute cutaneous lupus)
코, 입술 경계선에는 침범하지 않으면서 양쪽 뺨에 생기는 나비 모양의 발진(malar rash)
 
2. 만성 피부 낭창(Chronic cutaneous lupus)
원반형 발진(discoid rash)
 
3. 비반흔성 탈모(Nonscarring alopecia)
약물, 철분 결핍, 안드로겐성 탈모 등 다른 원인이 없이 머리카락이 잘 끊어지고 약해짐
 
4. 구강 궤양(Oral ulcers)
다른 원인 없이 발생한 구강 또는 비인두에 생긴 궤양
 
5. 관절 질환(Joint disease)
두 군데 이상의 관절에서 부종, 삼출물이 있는 활액막염 또는 두 군데 이상 관절의 뻣뻣함과 최소 30분 지속되는 아침 강직
 
6. 장막염(Serositis)
전형적인 흉막염(pleurisy) 또는 심낭염(Pericarditis)
 
7. 신장(Renal) 요인
하루 0.5g 이상의 단백뇨를 보이는 단백/크레아티닌 비 또는 적혈구 원주(Red blood cell casts, 소변의 흐름이 정체되어응고된 것으로 신장병의 중요한 소견임)
 
8. 신경학적(Neurologic) 요인
다른 이유가 없이 발생한 발작, 정신병증, 다발성 단일신경염
 
9.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
 
10. 백혈구 감소증(Leukopenia) 혹은 림프구 감소증(Lymphopenia)
백혈구(4,000/㎣ 미만) 혹은 림프구(1,000/㎣ 미만) 감소
 
11. 혈소판 감소증(Thrombocytopenia)
혈소판(100,000/㎣ 미만) 감소
 
<면역학적 기준(Immunologic criteria) 6가지>
 
1.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ANA)
비정상적인 항핵항체 수치
 
2. 항이중나선 DNA(Anti-dsDNA)
항체 양성
 
3. 항SM(Anti-Sm)
항체 양성
 
4. 항인지질항체(Antiphospholipid)
항체 양성
 
5. 보체 감소(Low complement)
혈액내 보체 단백 중 C3, C4 혹은 CH50 감소
 
6. 직접쿰즈검사(Direct Coombs’ test)
결과 양성
 
 
증상 완화 치료 집중 … 중증일 때 생물학적제제나 혈장교환술 등 고려 

루퍼스의 사망률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치료법 발전 및 정기 검진 문화 발달로 경증의 루퍼스가 조기에 발견돼 치료와 추적 검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루푸스는 완치가 어려우므로 치료의 목적과 방향은 증상을 완화하고 장기의 손상을 막는 데 집중된다. 진료 방식은 환자의 증상과 유형에 따라 결정된다. 주로 근육통이나 관절통, 피로감, 홍반 등 위험하지 않은 증상은 비스테로이드항염제‧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 치료와 및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신장, 폐, 심장, 뇌신경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등 적극적인 치료가 진행된다. 환자 중증의 정도에 따라 생물학적제제나 혈장교환술 등의 치료까지도 고려해 된다.
 
햇빛 조심하고 운동‧식습관 개선 등 필요 … 독감‧폐렴‧대상포진 예방접종 권장
 
루푸스 환자는 햇빛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선크림, 양산, 모자 등을 사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루푸스를 악화시키므로 이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등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 골다공증과 근육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및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충분한 숙면도 도움이 된다.
 
감염병에 대한 면역이 취약하므로 매년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좋으며, 필요한 경우 폐렴‧대상포진 등 감염질환의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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