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뷰, 투여간격 2~3개월로 넓고 시판 초기 의사 호응 … 임상자료 부족은 단점
노바티스 ‘비오뷰’(Beovu, 성분명 브롤루시주맙, brolucizumab)란 톡톡 튀는 라이벌이 등장했음에도 리제네론·바이엘은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wet AMD), 당뇨병성 망막증(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 황반부종 등 넓은 적응증을 갖고 있는 ‘아일리아주사’(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Aflibercept)가 블록버스터로 더 오랜 동안 영광을 누리기 위해 분투를 멈추지 않고 있다.
리제네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5월에 아일리아가 전세계 약 800만명이 고통을 겪고 있고 미국인 실명의 주요원인인 당뇨병성 망막증의 ‘모든 단계’의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서 아일리아를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든 단계란 ‘예방적’ 치료제로 인증한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7일 발표된 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non-proliferative diabetic retinopathy, NPDR)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PANORAMA 임상 결과 치료받지 않은 대조군의 58%가 당뇨병성 황반부종이 발생하거나 2년 만에 시력손상이 나타난 반면 아일리아 치료군은 시력상실 위험이 최소 75% 감소됐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6개월 및 12월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8~16주 주기로 아일리아를 주사하면 비증식성이 ‘증식성(proliferative)’으로 진행하는 위험을 의미있게 막아준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같은 ‘예방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은 비오뷰와 경쟁에서 지금의 지배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받침돌이 될 전망이다.
비오뷰는 아일리아와 비교해 유효성은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약 간격이 긴 것은 큰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오뷰는 처음 3개월 간 한달에 1번씩 투여한 뒤, 이후 8주 혹은 12주(2~3개월)에 한번 주사하는 것으로 승인받았다.
반면 아일리아는 당뇨병 황반변성의 경우 5개월 동안 매달 1번 투여하고 이후 2개월마다 한 번씩, 습성 황반변성은 3개월 동안 매달 1번 투여하고 이후 2개월마다 한 번씩, 망막정맥폐쇄부종 황반변성은 매달 한 번씩 맞게 돼 있다. 황반변성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잦은 주사다.
비오뷰는 2019년 10월 미국에서, 12월 유럽연합에서 혈관상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억제제로서 신생혈관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Neovascular Wet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로 승인받았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PHOTON’ 및 ‘PULSAR’ 등 2건의 임상시험을 올해 안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기관, 피험자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법으로 진행될 두 시험은 ‘아일리아’ 8mg을 12주(3개월) 이상 투여하면서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바이엘AG의 제약사업 부문 이사회 이사이자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외르크 묄러 대표는 “아일리아 2mg을 최대 16주 간격으로 투여했을 때 괄목할 만한 시력개선에 도달했음을 관찰했고, 이처럼 투여 간격을 늘리는 치료가 현재 유럽과 기타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PHOTON, PULSAR 시험을 통해 아일리아 8mg 제형을 쓰면 투여간격을 연장해도 더 많은 환자가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알아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외에서 투여되는 아일리아는 모두 2mg 제형이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의 원 개발로서 미국 시장에서 독점적 권한을 유지하고 있으며, 바이엘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리제네론이 매출액 대비 일정률의 로열티를 보장받고 있는 일본시장을 제외하면 양사는 사실상 아일리아의 수익을 절반씩 나눠갖고 있는 셈이다.
지난 4분기 아일리아 매출은 1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급증했다. 이는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 증가와 지속적인 연구로 적응증을 확대시켜놓은 결과다.
비오뷰도 출시 몇 달만에 3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의사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처방이 계속 늘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 초 노바티스는 증권시장에 “84%의 망막질환 전문의들이 비오뷰를 처방하기로 했다는 압도적인 피드백이 나왔다”고 전파했다.
에버코어(Evercore) ISI의 분석가들은 “적어도 의사라면 한번 쯤은 비오뷰가 아일리아나 제3의 경쟁자인 로슈의 ‘루센티스주’(라니비주맙, ranibizumab)보다 나은 ‘극적인 개선’을 목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긍정적 반응에 에버코어에 투자금이 몰렸고, 향후 2년 안에 비오뷰가 노인성 황반변성 시장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마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오뷰에는 따스한 햇빛과 꽃길만 놓여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1월 비오뷰 승인 직후 파이퍼 자프라이(Piper Jaffra) 분석가 크리스토퍼 레이몬드(Christopher Raymond)는 “비오뷰는 아일리아와 같은 톱 데이터(임상자료 근거)가 없고 4주마다 잦은 간격으로 맞는 용법이 없어 ‘뜨거운 감자’와 같다”고 비유했다.
또 SVB 리어링크(Leerink)의 분석가 저프리 포지(Geoffrey Porges)는 “의사가 투여간격으로 8주, 12주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관해 모호하게 정의한 라벨의 명확성 부족부터 폭파시켜 한다”고 악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