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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배환·차명훈 연구팀, 뇌 전기자극으로 만성통증 조절 원리 밝혀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1-28 15:22:09
  • 수정 2020-09-14 17: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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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확정영역에서 ‘별아교세포’ 활성 발견 … 인위적 뇌 시냅스 변화 유도해 만성통증 치료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이배환(왼쪽), 차명훈 교수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이배환·차명훈 교수 연구팀은 뇌에 전기자극을 줄 때 만성통증이 조절되는 원리를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통증상황일 때 대뇌의 불확정영역(zona incerta)에 있는 ‘별아교세포(astrocyte)’ 수가 현저히 감소하는데, 전기 자극을 주는 운동피질 자극술(MCS)을 받는 경우 별아교세포 수가 다시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위적 전기자극으로 시냅스(Synapse,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신경과 신경의 접합부위 구조) 변화 유도를 통한 만성통증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약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성통증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말초신경이 손상으로 유발된 통증,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과 같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심각한 통증과 암으로 인한 통증 등은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한다. 이들 통증은 약물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효과가 있더라도 약물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통증 조절 방법을 뇌 구조의 신경학적 변화에서 찾고자 했다. 머릿속 대뇌에는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불확정영역(zona incerta)으로 불리는 부위가 있다. 앞선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만성통증을 앓고 있는 경우 이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가 많이 낮아진다. 이에 착안한 연구팀은 전기자극으로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를 높여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고 가정했다.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통증의 역치 변화(빨간색:허위손상을 준 대조군, 하늘색:신경손상을 준 실험군, 파란색 :신경손상 이후 치료자극을 준 실험군)

연구팀은 실험동물에 신경손상을 준 실험군(하늘색, 파란색)과 허위손상을 준 대조군(빨간색)으로 분류해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통증의 역치를 측정했다. 역치가 낮아질수록 통증은 증가한다.
 

연구 결과 신경손상이 있는 실험군은 자극에 대한 역치가 점차 낮아지는(통증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허위손상을 입은 대조군과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후 반복적인 운동피질 자극술을 10일간 반복하며 통증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자극술을 받은 실험군(파란색)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조군(빨간색)과 동일한 수준까지 증가하는 역치를 나타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 확인됐다. 신경손상 이후 아무런 치료자극을 주지 않은 실험군(하늘색)에서는 역치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연구진은 운동피질 자극술을 시행한 동물모델의 뇌 변화를 관찰해 대뇌 불확정영역에서 감소했다가 회복되는 별아교세포의 활성을 발견했다. 허위손상을 입은 대조군에서는 불확정영역에서 녹색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돼 있으나 신경손상 실험군은 별아교세포가 감소했다. 신경손상 실험군에 운동피질 자극술을 반복한 후에는 정상수준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배환 교수는 “운동피질 자극술은 신경손상으로 유도된 통증을 감소시키고, 불확정영역 신경세포의 시냅스 변화 및 별아교세포의 조절을 매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

 

차명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뇌신경세포 시냅스의 연결조절을 통해 만성통증 조절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뇌 세포 간 신호 조절을 명확히 규명한다면 뇌를 이해하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내용은 지난 22일 ‘만성통증에서의 운동피질 자극 이후 대뇌 별아교세포의 변화(Astroglial changes in the zona incerta in response to motor cortex stimulation in a rat model of chronic neuropathy)’라는 제목으로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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