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근무력증은 신경의 자극이 근육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눈꺼풀 처짐, 복시, 전신 위약감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로나 노화에 의한 증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심할 경우 호흡근마비가 동반될 수 있다.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60%는 눈근육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특히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와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난다. 이밖에 말할 때 발음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거나, 음식을 잘 넘기지 못한다.
환자에 따라 지속적인 근육활동 후 힘이 약해지는 근육피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침에 증상이 경미하다가 오후로 갈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팔·다리 또는 전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호흡곤란, 호흡근마비까지 진행돼 사망할 수 있다.
오지영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침범하는 부위나 정도가 다양해 환자가 질환을 인식하기 어렵다”며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첫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질환은 20~30대 여성과 50~60대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은 게 특징이다. 갑상산기능항진증이나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잖다.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환자의 증상, 의사 소견을 종합해 복합적인 방법으로 진단한다. 진단법으로는 항체검사, 반복신경자극검사, 가슴(흉선) CT 촬영, 약물반응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진단 후 치료엔 가장 먼저 항콜린에스터레이스 약물을 사용한다. 다만 이 약물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근본 치료법은 아니며 오히려 과다복용 시 근육이 약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여러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호흡마비가 동반되는 근무력증일 땐 면역글로불린주사나 전신의 혈액을 교환하는 혈장반환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흉선 증식이나 흉선종이 의심될 땐 흉선제거술을 실시한다. 수술은 빠를수록 장기적인 예후가 좋지만 고령 환자, 소아 환자, 증상이 눈에만 국한된 환자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오지영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 및 치료하면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며 “다만 치료 후 수년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