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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시장서 ‘홍삼’ 성장세 주춤? … 브랜드 다변화·글로벌 진출 나서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12-22 07:00:19
  • 수정 2021-05-30 15: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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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GC인삼공사 홍삼 점유율 73% … ‘액티브 시니어’ 부상에 건기식 선호 바뀌어, 2조원대 이르면 정체 전망
KGC인삼공사 ‘정관장 홍삼정 홍삼농축액’(왼쪽부터), 한국야쿠르트 ‘발휘 발효홍삼K’, 신세계백화점 ‘신세계X강개상인 홍삼정’
홍삼은 명절 선물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전품목을 통틀어 수년 째 1위를 차지하는 인기상품이다. 외국 관광객도 한국을 찾으면 꼭 구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손꼽을 만큼 국가대표 건강기능식품으로 자리잡았다.
 
홍삼은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항산화, 기억력 개선,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에 도움을 주는 5대 기능성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개별인정 건강기능식품이다. 전체 건기식 시장에서 홍삼은 지난해 절반에 가까운 약 4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건기식 시장에서 홍삼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한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 가격 기준 건기식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4조5821억원으로 추정된다. 홍삼의 성장률은 3.5%로 전년 6.1%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기식 연간 매출액(출하가 기준) 1조9924억원 중 52%에 해당하는 1조358억원이 홍삼 제품에서 나온다.
 
홍삼의 성장세 약화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데다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가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후발주자들이 대거 제품을 출시한 탓에 수익률 악화 등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삼공사의 대표 브랜드 ‘정관장’ 매출은 연 8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홍삼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1096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례해 국내 홍삼 건기식 제조업체도 늘어나 2017년 기준 총 567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KGC가 시장점유율의 73%, 인삼농협이 15%, 나머지 중소업체가 12%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2위인 농협홍삼 관계자는 “1위인 인삼공사의 점유율에는 변화가 없는데 후발주자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매출 실적은 저조한 양상을 보인다”며 “농협홍삼은 최근 홈쇼핑 판매를 중단했고, 특판 채널도 대부분 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매출이 약 10% 줄었다”고 설명했다.

홍삼의 성장세가 둔화된 틈을 프로바이오틱스 등 유산균 건기식이 메우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유산균 건기식 시장(소비자가 기준)은 지난해 5424억원에서 올해 6444억원(추산치)으로 18.8% 증가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한 유산균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50%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건기식 판매량이 1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회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자신에게 적극 소비하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늘면서 이들이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기식 시장에서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는 시장 선두인 KGC인삼공사가 기존 ‘정관장’을 대체할 제2의 브랜드를 찾기 위한 노력에서 읽을 수 있다.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정관장에 한정된 브랜드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회사 매출의 94.1%가 홍삼 제품 판매로부터 나왔다.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높을수록 시장침체 등 위험요소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변화다.
 
KGC인삼공사는 1999년 KT&G의 홍삼 사업부문이 현물출자로 독립해 설립된 회사다. 홍삼 및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홍삼은 정부의 전매제에 따라 1996년까지 독점시장으로 운영됐다. 전매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원재료 조달 능력,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선두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2013년 연 매출이 784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3283억원을 기록해 약 5년 만에 17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었다.
 
KGC인삼공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난 4266억원을 기록했다. 정관장 매장과 백화점·마트·면세점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온라인·홈쇼핑 매출은 1120억원으로 9.2% 증가해 매장 판매액 108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같은 기간 2.3%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와 제2 브랜드 찾기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사업 다각화와 해외시장의 공격적 투자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정관장 외 굿베이스(자연소재), 동인비(화장품), 알파프로젝트(건기식), 지니펫(반려동물건강식), 사푼사푼(홍삼카페)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올 3분기에만 1500억원 가까운 비용을 브랜드 다변화에 투입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올 하반기 신규 브랜드 매출은 대폭 늘었다. 알파프로젝트는 전년 하반기 대비 20% 이상, 브랜드 굿베이스 40%, 동인비 90% 등 성장했다.
 
홍삼 업계는 국내 홍삼시장(출하가 기준)이 2조원대에 이르면 정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탈피하기 위한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현재 미국·중국·대만·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올 3분기 수출이 36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9.2% 늘어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삼공사는 지난 18일 스페인 초콜릿 브랜드 ‘비센스’와 정관장 홍삼 컬래버레이션 제품 6종을 출시하며 디저트 시장에도 진출했다. 비센스는 유럽 대표 디저트 브랜드로 현지 장인들이 정관장 6년근 홍삼농축액을 블렌딩해 초콜릿을 제작했다.
 
KGC인삼공사는 관계자는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전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해 홍삼의 글로벌화를 추진 중”이라며 “현지 맞춤형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의 독주에 맞서 후발주자는 ‘성분’과 ‘가성비’를 차별화 전략으로 택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8월 발효홍삼 음료인 ‘발휘’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최근 건기식 선호 트렌드를 반영해 유산균 농축액을 넣은 제품으로 녹용을 넣어 만든 프리미엄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전문 분야인 유산균을 첨가해 시판 중인 홍삼 제품과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중소기업인 강개상인과 손잡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신세계X강개상인 홍삼정’ 판매를 시작했다. 백화점 소속 MD가 상품 기획에서 출시까지 6개월 동안 전 과정에 참여한 제품으로 유통비를 최소화해 제품 가격을 대폭 낮췄다.
 
소셜커머스 티몬도 지난해부터 PB 상품인 ‘진한 6년근 홍삼정’을 팔고 있다. 유통비를 줄여 가격을 시중 제품 대비 4분의 1까지 떨어뜨렸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홍삼 관련 건강기능식품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날 만큼 관심이 높은 품목”이라며 “고품질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PB 상품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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