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제대로 최적 고정나사 박아야 수술 후유증 없어 … 동결견·무릎관절염처럼 고관절에도 유착성관절낭염, 퇴행성관절염 빈발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은 보행에 절대적인 역할을 미치고 손상되면 전신활동이 위축돼 만성 심폐질환이나 욕창 등으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고관절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고관절 골절, 퇴행성 고관절염, 무혈성 대퇴골두 괴사, 고관절충돌증후군 등이 있다. 어깨의 오십견(유착성 어깨 관절낭염, 동결견)처럼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of the hip)도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제법 흔한 질환이다. 고관절 골절 수술, 인공고관절 수술에 특화된 진료로 학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부터 알아두면 약이 될 고관절질환의 최신 견해를 듣는다.
- 오십견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고관절에도 같은 증상이 생긴다는 게 생소하다. 어떤 질환인가.
“고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과 섬유층이 관절낭으로서 완충 역할도 하고 윤활 성분도 공급한다. 고관절의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거나 설령 염증이 없다해도 단단해져 가동 범위가 줄어드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동결 고관절(frozen hip)로 어깨의 동결견(凍結肩·frozen shoulder)과 같은 발병 원인과 양상을 보인다. 보행에는 크게 지장을 주지 않지만 양반다리를 하고 앉기가 어렵다. 동결견에 비해 통증이 경미해 초기엔 간과하기 일쑤다. 그러나 진행되면 통증과 운동범위 감소라는 양대 특징을 보이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게 좋다.”
ㅡ 고관절유착성관절낭염의 발병 빈도나 성별·연령별 양상은 어떠한가.
“오십견이 전체 인구의 3~5%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고관절유착성관절낭염도 비슷하게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는 없지만 진료 경험으로 볼 때 남녀 구성비는 4대6으로 여성에서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발생 연령도 오십견처럼 50대 전후에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띤다.”
- 이 질환은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가.
“원인은 아직 모른다. 외상을 입었다가 고관절 관절막이 아무는 과정에서 경직되는 게 중요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요가·필라테스·스트레칭을 과도하게 해서 관절낭이 손상돼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고혈압·심혈관질환이 있으면 몸에 염증과 노폐물이 많아 아무래도 동결 고관절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실제로도 이들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더 흔하다.”
- 고관절유착성관절낭염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일단 X-레이로는 진단이 어렵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도 관찰이 쉽지 않다.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관절강이 좁아지는 게 외형상 변화의 전부이기 때문에 확연하게 정상인 상태와 구분하는 게 어렵다. 다만 일부에서만 뚜렷하게 변화된 모습이 MRI 영상으로 드러난다.”
- 이 질환의 상병코드가 잡혀 있나요. 혼동되는 질환은 무엇인가.
“아직 이 질환의 정의도 제대로 잡혀지지 않아 현재 대다수 의사들이 고관절활액막염이나 고관절관절낭증으로 진단명을 내리고 있다. 활액막에 염증이 없는 경우도 많아 관절낭의 균열·상처·구조적 이상이 있으면 관절낭증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질환과 혼동되는 질환으로 우선 고관절충돌증후군이 있다. 고관절을 이루는 대퇴 골두와 골반 비구의 형태가 비정상적으로 생겨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고관절퇴행성관절염은 골두와 비구의 모양이 노화 등으로 인해 짜부러진 것으로 대개 골두가 먼저 변형되고 비구도 따라서 모양이 변하는 양상을 보인다. 무혈성대퇴골두괴사도 혼동되는 질환이다. 고관절유착성관절낭염은 X-레이로 이상을 분간하기 어렵지만 이들 3가지 혼동되는 질환은 X-레이로 뼈의 구조 변화가 관찰되는 게 다르다.”
- 상병코드가 없다는데 학계에서는 이를 구체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요.
“학계에서도 최근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상병 코드화 추진과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에 대한 환자 인식과 교육에 나서고 있다. 통증과 운동범위 감소라는 불편을 겪으면서도 참고 지내는 환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럴 경우 그저 견디며 버틸 게 아니라 적극적인 치료로 통증과 불편을 덜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 고관절유착성관절낭염의 표준치료는 무엇인가.
“약물치료, 물리·재활치료면 충분하고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생활습관이나 자세 교정이 우선이다. 치료는 소염진통제(NSAIDs) 복용 등 약물치료와 관절강내 주사 치료, 관절 스트레칭 등 물리·재활치료가 있다. 특히 물리·재활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정한 스트레칭이 요구되는데 스포츠클리닉에서 맞춤 운동처방을 받으면 한결 치유가 빨라진다. 건국대병원은 2015년 4월 스포츠의학센터를 열어 이런 니즈를 수용하고 있다.”
- 날씨가 점점 추워져 빙판길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 환자가 늘어날 것 같은데 유의할 점은.
“고관절 골절이 과거에는 70대 이후에 많이 생겼는데 지금은 건강이 증진되면서 호발 연령이 10년 정도 늦어졌다. 80대 환자는 골밀도가 더 떨어져 그만큼 고난도 수술치료가 요구된다. 겨울에만 골절 환자가 몰릴 것 같은데 대학병원으로서는 연중 일정하게 환자가 오는데 겨울에 좀더 많은 정도에 그친다. 낙상을 입는 장소도 빙판길 같은 실외가 아니라 욕실·거실 같은 실내공간의 비중이 훨씬 높다. 특히 야간이나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미끄러지거나, 문턱이나 전선줄에 걸려 넘어지거나, 스위치를 켜고 침대로 돌아오다가,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젊은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여성들은 다이어트로 고른 영양섭취가 이뤄지지 않거나 자외선차단제 사용으로 햇빛을 통한 비타민D의 체내 합성이 감소해 골밀도 감소에 따른 고관절 골절이 적잖다. 젊은 남성들은 위험한 익스트림스포츠나 레저 활동으로 고관절을 다쳐서 오는 경우가 상당수다.”
- 고령의 난치성 고관절 골절 환자에 대한 김 교수만의 차별화된 수술 노하우는?
“고관절 골절은 크게 대퇴 경부 골절, 대퇴 전자간 골절, 대퇴 기저부 골절로 나뉘고 골절 형태에 따라 수술기법을 달리해야 한다. 나사를 이용한 내고정술과 인공관절수술이 시행된다. 고령인데다가 대퇴 경부 골절이거나, 골두와 비구 모두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 인공관절수술이 추천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내고정술을 주로 시행한다. 80대 이상 고령에선 골밀도가 고정나사 위치를 여러 번 수정할 경우 고정력이 떨어져 수술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신중하게 한 번에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전자간 골절은 상대적으로 실패율이 적어 어떤 형태의 지연나사를 써도 무방하지만, 기저부 골절에는 주로 양자통합형(Two integrated screw type)이나 칼날형(Blade type) 지연나사를 사용해 고정력을 높인다. 기저부 골절은 대퇴골두와 관절막의 경계선에 생긴 골절로 일반형(single screw type) 지연나사를 쓰면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을 논문으로 입증한 바 있다. 골시멘트는 부작용이 있어 거의 쓰지 않고 뼈가 극도로 약한 경우에 한해 선별적으로 채택한다.”
- 고관절 건강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언한다면.
“무릎이나 어깨뼈와 마찬가지로 고관절에서도 노화로 인해 골극이 생기거나, 관절낭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관절 연골이 끼어 보행이나 가동범위에 지장을 줄 수 있고 통증도 수반된다. 관절 스트레칭을 할 때에는 자신의 뼈 형태를 알고, 이에 맞는 범위 내에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번에 과도한 스트레칭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중증 심혈관·폐질환이나 뇌질환, 말기 암 등 극히 일부에서 마취가 불가능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마취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있으나, 최근 의학 및 의료장비의 발전으로 90~100대 고령수술도 흔히 시행되고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수술이나 치료를 권해드리고 싶다.”
국제 학회
Bone&Joint Journal 국제 논문심사 위원
Journal of Investigative Surgery 국제 논문심사 위원
World Journal of Surgery 국제 논문심사 위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국제 논문심사 위원
Yonsei Medical Journal 국제 논문심사 위원
Association Research Circulation Osseous (ARCO) 국제위원
Journal of Orthopaedic Case Reports 국제 편집위원 및 논문심사 위원
3rd Meeting of the AFOS (Asian Federation of Osteoporosis Society), Scientific and Program Committee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