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어 NEJM에 두번째 게재 성과 … 사망률, 조기수술 1.4% vs 보존치료 15.3%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세계 최고의 의과학 저널로 손꼽히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1저자이자 동시에 교신저자로 집필한 연구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NEJM은 지난 17일 오전 강 교수팀의 ‘무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 조기수술과 보존적 치료의 비교(Early Surgery Versus Conservative Care for Asymptomatic Aortic Stenosis)’에 관한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강 교수가 NEJM에 논문을 게재한 것은 2012년 ‘심내막염에서 조기수술과 약물치료의 비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연구는 대표적 고령질환인 대동맥판막협착증 중에서 증상이 없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법을 제시했다. 증상이 없다고 ‘관찰’만 하기보다는 ‘조기 적극 수술’로 치료지침을 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전세계 심장학계에서도 명확한 기준이 없고 치료법이 불분명해 논쟁과 고민을 거듭했던 난제를 한국 의사가 해결한 셈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선진국에서 최근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심장판막질환으로 인구 고령화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 대동맥판막교체술은 가장 효과적인 표준치료로 알려져 있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3분의 1은 무증상으로 심장초음파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지금까지는 심장초음파 등을 통해 무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진단되더라도 특별한 치료 없이 주의 깊게 관찰하다 증상이 발생하면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수술을 받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중증이더라도 증상이 없을 때 관찰만하는 것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술하는 것 중 어떤게 이로운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강 교수팀은 2010년 7월~2015년 4월 판막 입구가 0.75㎠ 이하로 좁아져 중증이지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45명 중 보존적 치료를 받은 72명과 진단 후 2개월 안에 조기수술을 받은 73명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2개월 내에 적극적으로 조기수술을 받은 환자의 1차 평가 기준인 수술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은 각각 1.4%로 보존적 치료군의 15.3%보다 훨씬 낮았다. 평균 6년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관찰한 결과 조기수술군은 6.8%, 보존적 치료군은 20.8%로 나타났다. 또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급사 발생률은 진단 후 4년 내에 4.2%, 8년 내에 14.2%로 점차 증가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판막 입구가 0.75㎠이하로 좁아진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는 보존적 치료보다 2달 내 조기수술을 하는 게 사망률을 현격히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그동안 의학계에서도 고민을 거듭했던 무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했다”며 “심장초음파 등으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았다면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지 말고 적극 치료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NEJM에 게재된 동시에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에서 세계적인 임상연구(Late Breaking Clinical Trial)로 선정 및 발표돼 전세계 의학자들의 관심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이후 NEJM에 등재된 논문 중 국내 연구자가 교신저자인 논문은 단 10편뿐이다. 이 중 7편이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의료진이 발표한 논문으로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총 5편의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NEJM은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 중 하나로 피인용지수(impact factor)가 72.25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