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수술의 가장 흔한 부작용인 발기부전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인 치료 프로토콜이 개발됐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김기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발기신경의 정확한 위치와 보존량을 객관적으로 확인함으로써 발기부전 위험을 감소시킨 전립선암 수술 프로토콜을 세계 최초로 확립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립선암의 가장 흔한 치료법인 근치적전립선적출술은 부작용으로 발기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편이다. 수술에 로봇이 사용되고 술기가 발전함에도 부작용 위험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발기에 관련된 음경해면체신경이 전립선을 감싸며 매우 가깝게 지나가 수술 중 손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팀이 재활의학과·신경과·마취통증의학과와의 다학제 연구로 개발한 치료 프로토콜은 전립선암수술 중 음경해면체신경에 직접적인 전기자극을 가하고, 음경에서 음경해면체 근전도를 측정한다. 이는 수술 중 발기신경의 정확한 위치와 보존된 신경량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발기부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연구팀이 전립선암에 대한 로봇근치적전립선적출술에 새 프로토콜을 적용한 결과 음경해면체 근전도 결과는 수술 후 발기력 회복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창욱 교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새 치료 프로토콜을 적용해 신경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전립선암 진행 정도와 악성도 등을 고려해 거기에 맞는 수술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발기신경을 정확히 확인하는 기반 기술을 확립한 것으로 추가적인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원 교수는 “수술 중 신경을 모니터링하는 검사법은 최근 10년 사이 전세계에서 중요성과 활용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신경감시 기술로는 평가하지 못했던 자율신경계를 최초로 직접 자극하고 결과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큰 학문적 의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병원(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등 세계 유수 병원과의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는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전체 의학 학술지 상위 0.1% 이내에 속하는 ‘유럽비뇨의학회지(European Urology, 인용지수 17.298)’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정창욱 교수와 김기원 교수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 주관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