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결절이나 암으로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100명 중 9명은 우울증에 빠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술 2개월 내 우울증 발병 위험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술 초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홍진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만기 이비인후과 교수, 김선욱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신명희 사회의학교실 교수팀은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과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2009~2016년 갑상선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18만7176명의 분석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우울증이 발생한 갑상선 절제 환자는 1만6755명(8.9%)이었다. 이들 중 갑상선을 모두 제거한 전절제 환자는 1만2907명(77.1%), 일부만 떼어낸 부분절제 환자는 3837명(22.9%)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갑상선절제 환자의 우울증 발병 시기를 살핀 결과 수술 후 2개월째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이 시기에 갑상선 전절제 환자는 부분절제 환자보다 우울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갑상선 전절제 환자는 수술 2개월째 우울증 발생률이 수술 1년 전보다 1.81배 높았다. 같은 기간 부분절제 환자의 우울증 발생률은 1.68배였다.
이같은 경향은 수술 후 1년가량 지속되다 점차 수술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결절이 아닌 암으로 갑상선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는 최장 2년까지 우울증 발생률이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성별로는 남성이 우울증에 더 취약했다.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은 50대 이상 남성의 상대적 우울증 발병 위험은 1.4배로 같은 나이대 여성의 1.1배보다 높았다.
전홍진 교수는 “갑상선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는 우울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우울, 의욕저하, 불안, 불면증 등 우울증 초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아 상담과 치료를 병행해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미국내분비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갑상선(Thyroid)’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