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튤립은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식형 의약품 주입기(케모포트, Chemoport)의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제조소에 대한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 인증을 획득했다.
2015년 4월에 설립된 이 회사는 창사 4년 만에 허가 기준이 가장 엄격한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케모포트는 항암치료 등을 위해 주사를 자주 맞아야 하는 환자에게 가슴 피부 밑에 동전 크기의 케모포트를 이식해 중심정맥으로 약물(항암제, 조영제 등)이 전달되도록 하는 4등급 의료기기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강민웅 대표이사(충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케모포트는 피부 밑에 이식해 주사를 자주 맞아도 감염이나 통증이 적고 생활이 편리하지만 잘못 주사하면 약물이 흘러나와 주변 조직을 상하게 해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국산 케모포트를 개발하게 됐고 환자를 위한 혁신적 의료기기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메디튤립의 ‘케모포트(상표명 튤립포트)’는 주사 실패를 줄이기 위해 주사 부위인 실리콘 격막을 크게 만들었고 350psi까지 압력을 견디도록 격막과 하우징(본체) 사이에 이중 창틀과 유사한 구조를 설계해 특허를 등록했다. 단시간에 많은 약물이 들어가면 셉텀(Septum)이라 불리는 일종의 덮개가 하우징에서 분리될 수 있다. 이 경우엔 약물의 영향으로 피부조직이 괴사할 수 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선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치료 골든타임을 지켜야 하는 암환자에겐 치명적이다. 외국 경쟁제품의 한계압력은 250~300psi 수준으로 알려졌다.
케모포트 두께는 얇게 만들고 작은 피부 절개창으로도 시술이 용이하게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환자의 불편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인체에 장기간 접촉하는 하우징에는 의료용 폴리머 대신 고급 임플란트용 폴리머를 사용해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회사 측은 케모포트에 LED광원을 넣어 피부 밖에서도 약물 주입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메디튤립은 암 수술 시 절제면에서 암세포 잔류 유무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비대칭스테이플기구(복강경용 자동문합기) 관련 국제 특허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