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여성의 65~80%, 남성의 57~75%, 즉 남녀의 절반 이상이 평생 한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머리가 수시로 지끈거리고 아프면 ‘혹시 뇌종양 같은 중증질환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밀려오지만 모든 두통이 치명적인 뇌질환을 예고하는 전조 증상은 아니며, 뇌에 큰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통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원인불명의 특발성(1차성) 두통은 뇌보다 뇌막이나 뇌 바깥으로 흐르는 혈관, 두피·목에 분포하는 말초신경, 주변 근육에 의한 단순 통증이 일반적이다. 반면 뇌종양, 뇌혈관질환, 뇌막염 같은 뇌질환의 이상신호로 나타나는 것을 2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오랜 기간 자주 두통을 겪는 환자일수록 뇌질환일 가능성이 낮다”며 “다만 두통의 양상이 확연하거나, 강도가 급격하게 심해지거나, 빈도가 유난히 잦아진다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이전에 경험한적 없는 아주 심한 두통이 나타나거나 △두통과 함께 팔·다리가 마비되고 말이 어눌해지면서 몸에 균형이 안 잡히거나 △두통이 점차 심해지고 빈도가 급격하게 잦아지거나 △50세 이후 처음 두통이 생겼거나 △콧물·기침 등 감기 증세 없이 열이 나고 두통이 나타나는 등 5가지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과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통 만성두통이 나타나면 약국에서 구매한 두통약으로 자가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처방 없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통 환자가 약국에서 구매해 복용하는 약은 대부분 통증을 완화해주는 진통제다.
하지만 진통제를 장기간 잦은 빈도로 복용하면 오히려 두통이 심해지거나, 통증 조절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심한 통증으로 두통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약제를 처방받는 게 중요하다.
두통은 종류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1차성 두통은 빈도가 잦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보다 두통 자체를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도록 한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 주사치료도 두통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고 드물게 두통이 발생하면 진통제 복용만으로 충분하다. 뇌종양 및 뇌혈관질환, 뇌 염증 등 뇌질환에 동반되는 두통은 기저질환을 치료하는 게 최우선이다.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두통으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기질적 원인 없이 1차성 두통이 나타나는 환자들은 가벼운 운동이나 주기적인 스트레칭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목과 어깨 부분을 중점적으로 마사지해 근육을 풀어주면 두통을 완화하고 재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카페인은 두통을 유발하는 주요인이다. 커피, 녹차, 콜라, 초콜릿 등에 다량 포함된 카페인은 뇌 표면의 혈관을 일시적으로 수축시킨다. 이후 카페인 효과가 소멸되면서 혈관이 확장돼 두통이 생길 수 있다.
김치경 교수는 “두통에서 벗어나려면 무조건 약에 의존하기보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