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민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 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제1저자 남기웅)은 고혈압 전단계(Pre-Hypertension)에 해당하는 건강한 성인도 대뇌 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9일 발표했다.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는 2017년 고혈압 진단 기준을 수축기혈압 140㎜Hg 이상에서 130㎜Hg 이상으로 낮췄다. 반면 국내에선 여전히 진단 기준을 기존대로 수축기혈압 140㎜Hg 이상, 이완기혈압 90㎜Hg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6~2013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평균 56세 건강한 성인 2460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영상과 임상정보를 바탕으로 고혈압 전단계와 대뇌 소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고혈압 전단계로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뇌백질 고신호병변(WMH) 열공성 경색(lacunar infarct), 뇌미세출혈(CMB), 확장성 혈관주위공간(EPVS) 등 대뇌 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다중회귀분석한 결과 뇌백질 고신호병변, 열공성 뇌경색, 뇌 미세출혈에서 뚜렷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특히 고혈압 전단계군은 정상 혈압군보다 열공성 뇌경색 발생률이 1.7배, 뇌 미세출혈은 2.5배 높아 고혈압 전단계에서도 뇌 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형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기존 고혈압 가이드라인으로 고혈압 전단계를 진단받은 환자도 뇌 소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혈압 전단계는 안심할 시기가 아닌 적극적인 초기관리가 필요한 시기로 인식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추가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4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