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가 도움이 안 될 정도로 난청이 심한 환자들의 청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만드는 인공와우는 이식 수술시 청신경 근처에 위치한 안면신경까지 자극할 경우 큰 소리에 안면근육이 움직이고 통증을 느끼기도 하는 안면신경 자극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안면신경 자극 부작용은 달팽이관이 위치한 내이의 기형 유무에 따라 발생 가능성이 달라지며, 기형 모양에 따라 안면신경 자극도 다르게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시행한 환자 1,151명의 수술 후 부작용 여부를 분석한 결과, 내이에 기형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 후 안면신경 자극이 발생하는 빈도가 0.9%로 아주 낮았지만, 내이에 기형이 있을 경우 안면신경 자극 빈도가 6.4%로 7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달팽이관 내에 전극을 삽입해야 하는데 달팽이관이 위치한 내이에는 청신경뿐만 아니라 안면신경이 함께 위치해있다. 안면신경 자극 부작용은 달팽이관 기형이 있는 경우 안면신경 위치가 정상인과 다르게 분포해 수술과정에서 청신경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신경도 함께 자극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술 후 안면신경 자극이 발생하면 안면신경이 자극되는 전극을 선택적으로 차단해야하기 때문에 청신경으로 가야하는 소리자극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 하거나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인공와우 기기를 통한 청각 재활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박홍주 교수팀은 달팽이관의 기형 유무에 따라 안면신경의 자극 양상이 다르며, 내이 기형의 종류에 따라서도 안면신경 자극이 다른 빈도로 발생함을 확인했다. 그 결과, ▲안면신경이 달팽이관으로 노출된 경우 ▲달팽이관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경우 ▲달팽이관 신경이 좁아진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인공와우의 전극 종류나 길이 등을 조절해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맞춤형 수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 전 전산화단층촬영 결과를 면밀히 관찰하면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안면신경 자극의 발생 가능성과 그 발생하는 양상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며,
“최근에는 난청으로 태어난 신생아뿐만 아니라 노인성 난청이 심해져 보청기가 도움이 되지 않는 성인의 경우에도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청력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안면신경 자극의 발생 기전과 이를 피하기 위해 제안된 수술 가이드라인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의 SCI 등재 논문 중 인용지수 상위 10% 안에 드는 저명 학술지인 영국이비인후과학회 공식학회지 임상이비인후과(Clinical Otolaryngology, IF = 2.696)에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