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공동연구팀(한국군발두통레지스트리)이 군발두통 환자는 직장 관련 고충이 두통이 없는 사람보다 8배 높고, 병가도 훨씬 많이 사용한다는 연구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군발두통은 극심한 두통과 눈물, 콧물 등이 1~3개월에 걸쳐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두통증후군이다. 젊은 남성에서 발병률이 높아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방해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조수진 교수팀이 2016년 9월~2018년 2월 동탄성심병원을 포함한 15개 병원에 내원한 군발두통 환자 143명, 편두통 및 긴장형두통 환자 38명, 두통이 없는 환자 52명을 비교·조사한 결과 현재 직장에서 근무 중인 군발두통 환자군의 85%가 직장 관련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두통 및 긴장형두통 환자군 64%와 두통이 없는 환자군 37%와 비교해 높은 수치였다. 직장 관련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업무능력 감소(61%)와 직장내외 활동에 대한 참여 감소(36%)가 전체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군발두통 환자의 직장 내 병가 사용 실태도 조사했다. 병가 사용비율은 군발두통 환자군이 40%로 다른 두통환자군 14%, 두통이 없는 환자군 4%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군발두통이 주로 발병하는 20대 중반 연령대는 통증 강도가 심하고 발작이 주로 낮에 나타나 병가 사용률이 높았다. 보통 이 연령대는 이제 막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거나 적응하는 단계라 군발두통으로 인한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나이, 성별, 우울 및 불안, 스트레스 수준 등 요인을 조절했을 때 더 두드러졌다. 군발두통 환자가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확률은 두통이 없는 환자보다 8배, 병가를 사용할 확률은 15배 높았다.
또 군발두통 환자군은 자영업이나 프리랜서가 아닌 정규직원으로 일하는 비율이 68%로 편두통 및 긴장형두통 환자군의 84.2%, 두통이 없는 환자군의 96.2%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실직 상태인 군발두통 환자 중 45%는 군발두통으로 직업을 잃었다고 답변했다.
조수진 교수는 “군발두통 환자는 두통이 반복되는 군발기에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발작, 자살충동 같은 정신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다”며 “100% 고농도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되지만 호흡기질환 환자와 달리 군발두통 환자는 산소치료 처방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군발두통 환자가 재택 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SCIE(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확장판)급 저널인 ‘두통과 통증(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에 ‘군발두통이 고용상태와 직장 내 어려움에 미치는 영향: 전향적·다기관 연구(Impact of cluster headache on employment status and job burden: a prospective cross-sectional multicenter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