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근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이준영 고려대 의학통계학교실 교수팀은 암 진단 이후 뇌졸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한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해 암과 뇌졸중의 관련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2002~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표본코호트를 토대로 암환자 2만707명과 일반인 67만5594명의 뇌졸중 발병 위험을 비교한 결과 암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모든 종류의 뇌졸중 발병 위험이 13%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허혈성 뇌졸중은 위험도가 17% 높아졌다. 반면 출혈성 뇌졸중은 유의미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같은 간극은 암 진단 3년차까지 벌어졌고, 7년차까지 좁혀지지 않은 채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차이났다. 암진단 7년차 때 암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사망위험이 21% 높았다. 연구팀은 암치료에 쓰이는 항암화학요법이 뇌졸중 발병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 암환자라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뇌졸중 발병 위험이 21%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밖에 뇌졸중 발병 위험은 위암·대장암 같은 소화기암, 폐암처럼 흉곽 내 장기에서 발생한 암과 뚜렷한 관련성을 보인 반면 인두암·갑상선암·유방암 등 일부 암종은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서우근 교수는 “암으로 인한 고통이 큰 상황에서 뇌졸중까지 겹치면 환자나 가족이 부담을 견디기 어렵다”며 “암 진단과 동시에 뇌졸중 위험을 관리 및 예방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인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