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는 ‘근육량 대비 복부지방량’이라는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신체 근육량이 줄면 활동이 적어지면서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과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현재 근육 감소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이는 기준이 없고, 개인의 성별·연령·키·체중에 따라 정상 근육량의 기준이 달라 특정 한 가지 지표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정의하기가 어렵다.
김주영 교수팀은 근육감소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한국인에서 발생하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2008~2011년 한국인 1만7870명을 대상으로 사지근육량을 △키 △체중 △체질량지수(BMI·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 △체지방을 보정한 지표 △근육량 대비 복부지방 비율 등 총 5가지 지표로 나눠 비교했다.
연구 결과 비만도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달라졌다. 체질량지수가 30 미만으로 고도비만이 아닐 때 심혈관질환 위험을 잘 나타내는 지표는 ‘근육량 대비 복부지방량’으로 확인됐다. 근육 자체의 양이 줄어들 때보다 근육량에 비해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있을 때 심혈관질환 발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인 환자에선 ‘키로 보정한 근육의 절대량’ 지표가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교수는 “허리둘레처럼 잘 알려진 비만도 기준만으로 심혈관질환을 평가하면 저체중이나 정상체중에 있는 사람에서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간과하기 쉽다”며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체질량지수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증명된 결과는 향후 정상 체중군에 속하지만 대사학적으로는 비만인 위험군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