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택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강혜린 서울대 의대 전임의팀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비흡연자의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데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최근 비흡연자의 폐암 유병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흡연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간접흡연, 실외 미세먼지, 라돈, 조리시 흡입하는 초미세먼지 등 생활 속 유해물질에 노출돼 폐암에 걸릴 수 있다.
폐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비율이 높아 국내 사망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비흡연 폐암은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되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아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폐암 진단엔 흉부 X-레이, 흉부 CT, 조직검사 등이 사용된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 CT보다 방사선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 방사선 피폭 우려가 적고, X-레이로는 발견하기 어려원 초기 폐암까지 발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에선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 비흡연자가 걸리는 폐암은 선암이 많고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 저선량 흉부 CT가 특히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03~2016년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저선량 CT로 폐암 검진을 받은 2만8000명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흡연자 1만2000여명 중 0.45%에서 폐암 환자가 나왔다. 이는 흡연자의 0.86%보다 낮은 수치다. 또 비흡연자의 폐암 1기의 비율이 92%로 흡연자의 63.5%보다 높아 조기진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흡연 폐암은 조기에 발견될 확률이 높아 5년생존율 96%로, 흡연 폐암의 67.4%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춘택 교수는 “오는 7월부터 흡연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 저선량 흉부 CT가 국가암검진에 포함된다”며 “이번 연구로 저선량 흉부 CT가 비흡연자 폐암의 조기진단 및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향후 비흡연자로 검진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폐암학회 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