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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수면장애’ 우울증·자살시도 직결 … 노인은 치매 위험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3-15 19:00:11
  • 수정 2020-09-21 18: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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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 수면 5.6시간, 학업·게임 탓 수면박탈 장기화 … 코골이수술 미루면 아데노이드형 얼굴

김혜윤 가톨릭관동의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가 청소년기 수면장애질환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같은 수면장애질환으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가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 소아청소년기 우울증 및 자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사회적인 수면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수면학회와 대한수면연구의학회는15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4층 오크룸에서 열린  ‘2019 세계수면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면장애질환은 소아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서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노년기 만성적인 수면부족과 수면장애는 치매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 시기엔 뇌신경질환, 내과적 만성질환, 약물 장기복용, 우울증, 생활환경 변화 등이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만성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밤 중 수면은 뇌속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노폐물이 축적돼 알츠하이머치매와 같은 퇴행성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를 예방하려면 수면장애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 및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뇌속 노폐물 중 대표적인 게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다. 깊은 잠을 자면 뇌의 글림파틱(Glymphatic)시스템이 뇌동맥의 박동과 혈류의 힘으로 뇌 속에 축적된 노폐물을 정맥으로 밀어 뇌 밖으로 배출한다.


2017년 미국 휘튼대(Wheaten)에서 516명을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더 높고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은 수면장애로 인한 피해가 더 심각한 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중학생이 하루 7시간, 고등학생은 5.6시간으로 권장 수면시간보다 2~3시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등학생 중 6시간 이내로 잠을 잔다고 답변한 비율은 여학생이 53%, 남학생은 35.6%로 조사됐다.

김혜윤 대한수면학회 홍보이사(가톨릭관동의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학업이나 게임 등을 이유로 스스로 잠을 줄이는 수면박탈과 수면부족이 만성화되면 정신적으로 예민한 청소년기에 우울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자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성장기 청소년의 신체 및 정서적 건강, 삶의 질 저하 등을 함께 고려한 적극적인 수면장애질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소아의 주요 수면장애질환인 코골이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코골이는 대부분 수면 중 호흡할 때 기도로 드나드는 공기가 코, 연구개, 목젖 및 주변의 부드러운 구조물들을 진동시켜 발생한다. 코를 심하게 고는 소리를 측정해보면 약 85㏈다. 자동차 경적이나 비행기 착륙소리가 90㏈ 정도임을 감안하면 소음공해나 다름없다.

소아코골이는 대부분 비대해진 편도(구개편도 이관편도 설편도 인두편도로 세분)와 아데노이드(인두편도)가 원인이다. 편도에 비해 생소한 개념인 아데노이드는 면역 관련 작용을 하는 림프조직의 덩어리다. 비강 후방에 위치해 육안으로는 관찰하기 어렵다. 최근엔 운동부족과 고칼로리 음식 섭취 증가로 비만으로 인한 소아코골이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코를 고는 소아는 대부분 코로 호흡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코호흡이 어려워지면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구호흡이 나타나게 된다. 장기간 구호흡을 하면 아이의 아래턱(하악) 성장이 저하되고 상악으로 불리는 얼굴의 윗턱 부분이 앞으로 튀어나온다. 결국 얼굴이 위·아래로 길어지고 아래턱이 뒤로 밀리는 ‘아데노이드형 얼굴’이 될 수 있다. 부정교합도 소아 코골이 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소견이다.

또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낮시간에 자주 졸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성과 짜증이 늘거나, 인지행동장애나 과잉행동이 동반될 수 있다. 이처럼 코골이로 야기되는 문제가 많음에도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부모가 치료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다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김정훈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얼굴의 60%는 4세 때, 90%가 12세 때 완성되므로 가급적 빨리 수술해야 코골이로 인한 얼굴 변형, 정신적·심리적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치료가 늦어질수록 얼굴 구조가 바뀌고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성인이 된 뒤 더 심한 무호흡 증상을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수면학회와 대한수면연구학회는 이날 오후 3~4시 서울역 부근 ‘서울로 7017’공원에서 시민 대상 ‘수면의 날 걷기(March for Sleep)’ 행사를 개최했다. 학회 주요 임원진, 국내 수면질환 환자 케어 홈케어 서비스 관계자, 방송인 샘 해밍턴이 참여해 서울로 현장을 거닐면서 만난 시민들에게 ‘건강한 수면을 위한 수칙, 수면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했다.

윤인영 대한수면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전세계에서 1억명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겪지만 이 중 90%가 치료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국내 수면장애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수면장애질환의 위험성과 치료 및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치료율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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