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팀은 ‘펄린노이즈(Perlin noise)’를 활용해 의료영상 데이터를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법을 인공지능(AI)에 적용한 결과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 진단정확도가 약 90%로 기존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17일 밝혔다.
펄린노이즈는 자연현상의 복잡계 이론을 기반으로 게임이나 영화에서 풀숲, 구름, 울퉁불퉁한 언덕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으로 무작위로 비슷한 화면을 계속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은 폐포 사이 간질조직이 손상돼 점점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최근 조기진단을 위한 AI 기술이 도입됐지만 학습 데이터가 부족해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김 교수팀은 펄린노이즈 기법을 적용해 적은 수의 의료영상 데이터로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팀은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 환자의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HRCT) 영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5가지의 병변조직 패턴과 정상조직 패턴 등 총 6가지 조직패턴을 100개씩 판독했다.
이후 김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펄린노이즈 데이터 증대 기법으로 무한대의 의료영상 데이터를 만들어낸 뒤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기존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기술 대비 진단정확도가 9% 정도 높은 90%를 기록했다.
고해상도 CT 영상 속 폐 병변과 정상 부분을 구분하는 영역 분할에서도 전문의와 비교해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기존 인공지능보다 성능이 10%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국 교수는 “의료용 인공지능의 진단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영상을 조금씩 변형시켜 학습시키는 기술은 존재했지만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없어 한계에 부딪혔다”며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처럼 여러 상황적 제약으로 많은 양의 의료 영상데이터를 얻기 힘들었던 질환에 펄린노이즈 데이터 증대 기법을 활용하면 진단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 IF=4.609)’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