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9년 5월 이후 10년 만에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 200례를 달성했다고 11일 밝혔다. 200번째 이식 환자는 59세 여성(A형)으로 9년 전부터 복막투석을 해오던 중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도 이식이 가능하다는 방송을 보고 서울성모병원을 받았다.
공여자인 딸(O형)은 A형 혈액형에 대한 항체역가가 1 대 128로 비교적 낮았다. 항체역가는 이식 대상자에 대한 공여자의 항체 강도로 이식 후 거부반응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의료진은 이식수술 한달 전 항체 생성을 억제하는 주사인 ‘맙테라(리툭시맙)’를 투여하고 이식 전 6차례의 혈장반출술을 시행해 항체역가를 1 대 16 이하로 감소시킨 뒤 이식수술에 들어갔다. 이식 환자는 특별한 합병증 없이 수술 후 2주째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병원은 2009년 5월 첫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후 2016년 1월 100례, 2018년 12월 200례를 달성했다. 첫 해에는 전체 생체 신장이식 중 10%만 혈액형부적합 이식이었지만 2018년엔 전체의 39%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증가했다. 혈액형부적합 이식의 49.5%는 부부이식이었으며, 부모·자식간 공여가 20%, 형제간 공여가 17.5%로 뒤를 이었다.
병원 측은 최근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이식과 비교해 이식신의 생존율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또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 공여자를 통해 신장과 간 동시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은 “혈액형이 다르면 장기이식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많은 환자들에게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은 보편적인 이식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공여자가 있지만 혈액형이 부적합해 망설이는 환자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