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은 최근 첫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1월 초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을 찾은 황 씨(56)는 바로 심혈관중재시술을 받았다. 기존 혈관이 심하게 손상돼 시술 후에도 혈압과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됐고, 결국 중환자실에서 에크모(ECMO, 혈액내 산소를 주입한 뒤 펌프로 전신순환을 이뤄주는 장치)를 이용한 집중치료에 들어갔다.
하지만 심장기능은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심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태가 돼 한국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등록 후 공여자를 기다렸다. 첫 번째 공여자가 나타났지만 황 씨와 체격 차이가 커 수술 후 위험성이 높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의료진과 가족이 긴장하던 중 환자와 체격 조건이 잘 맞는 두 번째 공여자를 만났다.
김경진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황 씨는 에크모를 거치하고 있는 위험도가 높은 환자인 만큼 건강한 상태의 심장을 이식받는 게 중요했다”며 “위급한 순간에 나타난 두 번째 공여자는 황 씨와 체격 조건이 잘 맞았고 활력 징후가 안정적이어서 흉부외과와 긴밀하게 상의한 뒤 이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동만 흉부외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이대목동병원 심장이식팀은 곧바로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1월 12일 공여자의 장기이식수술이 시작됨과 동시에 황 씨의 수술도 시작됐다. 곧이어 이대목동병원에 도착한 공여자의 건강한 심장은 서동만 교수의 집도로 무사히 환자에게 안착됐다.
에크모 등 많은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수술실로 들어갔던 환자는 어떤 장치도 부착하지 않은 채 중환자실로 돌아왔다. 이후 상태가 빠르게 호전돼 1주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겼고, 지난 1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응급실로 실려 온 지 50여일 만에 건강한 심장을 갖고 퇴원했다.
서동만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여정이 남았지만 환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수술은 이대목동병원의 의료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의료원은 이대서울병원 개원을 앞두고 지난해 장기이식 분야 역량 강화를 목표로 심장이식의 권위자인 서동만 교수와 박정준 흉부외과 교수, 김경진 교수를 영입했다.
이대서울병원은 국내 유일 기준병실 3인실, 전 중환자실 1인실을 목표로 2019년 2월 개원할 예정이다. 인천·김포국제공항과 인접한 장점을 살려 해외환자 유치와 5대암·심뇌혈관질환·장기이식 등 고난도 중증질환을 특화진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