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국내 최초로 여성건강검진을 남성과 분리해 별도공간에서 시행하는 여성건진센터·건강증진센터, 여성암환자 전용 레이디병동 등 여성환자를 위한 세심한 진료환경이 더해져 환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노래·언어·시 능통한 메디컬 멀티테이너
그는 의료계에서 노래하는 의사로 유명하다. 그가 노래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중학교 시절 캐나다 선교사 출신의 영어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다. 백 원장은 “노래를 부르면 즐거워지고 웃게 되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며 “나에게 긍정적인 마음은 건강한 삶과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래는 의사, 간호사 등 병원 식구들과 친밀감을 높이는 좋은 소통의 도구”라고 소개했다.
당시 배운 노래들은 외국 암학회에서 빛을 발했다. 딱딱한 주제 발표가 끝난 자리를 그의 노래가 채웠다. 가수 겸 방송인 임백천 씨,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 등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햇다.
영어로 노래를 배우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언어에도 관심을 갖게 돼 현재 6개 국어를 구사한다. 그는 “해외를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그 나라 사람들의 언어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영어, 일어, 중국어는 유창하게 하고 아랍어, 프랑스어는 환자와 의사소통할 수 있을 만큼 한다”고 말했다.
음식건강학에도 일가견이 있다. 일본 국립암센터에서 1년간 음식과 식습관을 연구한 독특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그는 “최근 유방암 발병이 증가하는 것은 기름진 서구형 식습관에서 찾을 수 있고, 또 유방암 환자들이 수술 후 가장 힘겨워하는 게 음식 섭취”라며 “유방암 발병과 수술 후 치료 성공 여부에 음식이 중요한 역할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식 연구에 매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6월엔 CJ다담 정재덕 헤드셰프, 샘표 지미원 원장 이건호 셰프와 함께 유방암 식사가이드인 ‘가슴 설레는 맛 가슴 뛰는 요리’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유방암에 대한 최신 정보와 함께 백남선 원장이 제안한 여성을 위한 30가지 건강 식재료, 이를 활용한 77가지 요리 등을 담았다.
문학 분야로도 활동영역을 넓혔다. 백 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 중구구민회관에서 개최된 제7회 한빛문학상 시상식에서 시(詩)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영어 시인 ‘Life(삶)’와 봄날의 삶을 떠올릴 수 있는 ‘봄비’ 2편의 자작시를 발표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이력서 취미란에 10여 년 전부터 ‘시를 쓰고 읽는 것’이라고 쓸 만큼 관심이 깊다”며 “의사이자 시인으로서 다양한 소재의 창작 시를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년기 삶의 질에 관심, 한국헬시에이징학회 창립
최근엔 노년기 삶의 질에 관심을 가져 한국헬시에이징학회를 창립했다. 이 학회는 기존 학술단체와 다르게 의사는 물론 한의사, 약사, 간호사, 건강기능식품 사업자 등 다양한 직군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향후 호스피스, 기능식품 관련 건강관리사 등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 및 운영하고 정례 학술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2년 전 헬시에이징학회가 출범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백 병원장은 학회장으로서 일본 학회와 교육, 연구, 학술세미나 개최 등과 관련해 긴밀하게 협력할 방침이다.
그는 “의술, 생활습관 및 환경, 인간의 몸이 변화하면서 질병 패턴도 바뀌고 있다”며 “의학의 패러다임이 질병치료에서 예방의학, 전반적인 건강관리로 전환되면 좋은 생활환경, 적절한 먹거리 선택, 건강기능식품 활용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의 반은 마음에서 시작, 환자는 의사 믿고 의사는 신뢰줘야
백 병원장의 좌우명은 ‘카르페디엠(Carpe Diem ; 현재에 충실하라)’이다. 이를 의료진에게 강조하며 스스로 먼저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그는 “세상 모든 질병의 반은 마음에서 생겨난다”며 “암에 걸렸더라도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를 믿는다면 암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환자가 신뢰하도록 의료진은 실력을 먼저 갖추고 자신을 찾아준 환자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료서비스 질 향상, 환자안전을 위한 차별화된 진료서비스 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며 “여성질환에 대한 교육·연구·진료에 특화된 이화의료원의 강점을 살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여성암 치료 대표병원으로 재도약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일본 국립암센터, 미국 메모리얼슬로안케터링암센터에서 연수했고 원자력병원장, 건국대병원장 등을 거쳤다. 2011년부터 이대여성암병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암 알아야 이긴다’, ‘유방학교과서’, ‘암예방의 길잡이(항산화제 효과)’, ‘암의 모든 것,알기 쉬운 암’. ‘화학적 암 예방’, ‘가슴 설레는 맛, 가슴 뛰는 요리 77’, ‘세계적 유방암 명의 백남선 교수의 유방암 바이블’ 등을 남겼다.
백남선(白南善) 이대여성암병원장 프로필
1973년 3월~1974년 2월 서울대병원 인턴
1974년 3월~1978년 2월 서울대병원 외과 레지던트
1979년 5월~1981년 4월 국군수도통합병원 암연구 실장
1981년 5월~1982년 4월 영일병원 외과 과장
1982년 5월~2008년 9월 원자력병원 외과 2과장
1984년 5월~1984년 7월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 임상의사 연수
1985년 3월~1986년 2월 일본 국립암센터 초빙 연구원 연수
1995년 1월~1997년 2월 원자력병원 임상의학연구실장
1997년 2월~1999년 2월 원자력병원 의무부원장
1999년 2월~2001년 4월 원자력병원장
2008년 9월~2009년 6월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
2009년 7월~2010년 11월 건국대병원장
2009년 9월~2011년 4월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 소장
2011년 5월~현재 이대목동병원 교수, 이대여성암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