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 육류 1.8㎏ 섭취, 비타민·섬유소 부족해 피부·모발에 악영향 … 체질·기초대사량 파악 우선
전세계적으로 ‘이색 다이어트’ 비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육류 섭취를 대폭 늘리는 ‘육식동물 다이어트(Carnivore-diet)’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정형외과 의사 숀 베이커는 18개월 동안 매일 약 1.8㎏의 스테이크만 먹으며 체중을 관리해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육식동물의 왕’이란 별명으로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자랑하고 있다.
육식동물 다이어트는 고기, 계란 등 동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식이요법으로 2017년 한국을 강타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보다 극단적이다. 베이커와 추종자들은 이 식단을 유지한 결과 혈압이 정상화되고, 관절통과 건염이 사라졌으며, 피부상태나 수면의 질 등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채식주의자를 정기적으로 놀리는 게시물을 올리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염근상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대위협력위원회 이사)는 “다이어트는 체내 수분양이 줄어 단기간에 살이 빠져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육식동물 다이어트처럼 매일 1.8㎏ 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등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기 어려워 피부나 모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획기적인 방식으로 전세계에서 인기를 끈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도 결과는 비슷하다. 간질·발작 환자의 치료용으로 적용됐던 이 식단은 하루에 지방 섭취를 70~75%, 단백질을 20~25% 정도로 유지하고 탄수화물은 5~10%로 제한한다. 곡류 등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늘린 육류 위주 식단이어서 젊은층의 큰 인기를 끌었다. 탄수화물 섭취의 극단적인 제한으로 초기에는 감량 속도가 빨라 성공사례가 다수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의 경우 다이어트 지속효과가 짧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염근상 교수는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한국인의 식단 특성상 탄수화물을 지속으로 제한하기 어려워 중도 포기가 많은 편”이라며 “지방을 70% 정도로 과다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에서는 ‘팔레오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구석기 시대의(palaeolthic)’라는 뜻에서 유래된 이 다이어트는 원시인과 같은 식단을 유지하는 것으로 소금 등 조미료 첨가를 최소화하고 자연산 육류와 채소를 간단하게 조리해 먹는다. 신석기 시대 이후 등장한 식재료인 유제품 ,속껍질까지 벗겨낸 가공곡류, 유전자변형 농산물(GMO), 콩기름 등 가공된 기름, 정제된 설탕과 소금, 주류, 커피,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를 제한한다. 단 이 식단은 유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단백질과 칼슘을 섭취하지 못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몸상태를 점검하고 전문의 진료, 영양사와의 상담을 통해 꾸준히 실시해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다이어트를 성공할 수 있다.
저칼로리다이어트든, 원푸드다이어트든, 1일1식이든 수많은 다이어트의 관건은 얼마나 오래 해당 식단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신의 체질, 질환 위험요소, 대사능력을 파악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식단을 짜야 살도 건강하게 뺄 수 있다. SNS에서 인기가 많은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며 극단적인 식단을 유지하거나, 만성질환 치료제를 스스로 끊는 등의 무모한 행동은 삼가야 한다.
염근상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다이어트를 유행처럼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유행했던 고지방식처럼 대부분의 이색 다이어트 비법은 1년 이상 지속하기 힘들고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등 단점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정하고 싶다면 먼저 전문의와 상담 후 혈액검사·호르몬검사·콜레스테롤검사·지방산검사·혈액점도검사·체성분분석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근육량·체지방량·기초대사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몸을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