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수술 전 마취가 전신마취나 부분마취 등 방법에 상관없이 수술 후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혈청 크레아티닌이 0.3㎎/㎗ 이상 또는 50% 이상 증가한 환자를 ‘급성 신손상 환자’로 정의하고 2006~2015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 7만4524명 중 수술 이전에 신장질환을 앓았거나, 평균 혈청 크레아틴 수치가 높은 환자를 제외한 총 5만3484명를 대상으로 수술 전 신장기능 검사 결과와 수술 후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 대상자를 수술 시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군 4만1996명과 그 외의 부위마취, 척추마취, 감시하 마취관리 등을 받은 환자군 1만1488명으로 나눠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해 급성 신손상 위험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신마취 후 급성 신손상 발생률은 전신마취 이외의 마취와 유사해 마취 종류와 무관하게 급성 신손상 발생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마취, 척추마취, 감시하 마취관리 등이 급성 신손상 발생 및 환자의 예후 측면에서 전신마취보다 안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결과다.
수술 후에는 직접적인 수술 부위가 아니더라도 신체 전반의 기능에 관여하는 장기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대표적인 부위가 신장이다. 각종 수술을 받은 환자의 5~10%는 여러 원인에 의해 갑작스럽게 신장세포가 손상돼 신장기능이 감소하는 급성 신손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신손상의 위험인자로는 고령, 당뇨병, 만성콩팥병 등을 꼽을 수 있다. 심장수술과 같은 수술적 처치도 급성 신손상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 몸에 노폐물이 쌓이고 소변 배출이 줄어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고, 이렇게 한 번 손상된 신장은 다시 원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급성 신손상은 말기 신부전증(신장 기능이 정상의 10% 이하로 감소한 상태)으로 이어지거나 투석 위험도와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발생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수술 후 면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