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안과 교수팀(이경민 전문의)은 근시 진행에 따른 시신경의 특징적인 변화와 사상판 변형이 녹내장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5월 안과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에 2편의 논문으로 동시 게재됐으며,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는 자매지인 ‘안과학 녹내장(Ophthalmology Glaucoma)’에 실렸다.
녹내장은 망막에 상을 맺은 빛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신경이 지속적으로 손상돼 발생한다. 발병 초기 뚜렷한 증상이 없고 주변부의 시야만 소실돼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
안압은 녹내장 발병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일반적인 녹내장은 안압이 21㎜Hg 이상 높아지면서 시신경다발 사상판(시신경이 눈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한 그물 형태 얇은 판막) 부위가 손상돼 발생한다.
하지만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10~20㎜Hg로 정상인데 시신경 사상판이 손상된다. 근시인 사람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보라매병원 안과팀은 근시 아동 137명을 분석해 안구 성장 시기에 안구 외벽의 층간 성장속도 차이가 사상판 변형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사상판 편형이 근시성 정상안압녹내장의 원인이며, 안구가 성장하는 청소년 시기엔 안구 내에 녹내장에 취약한 구조 변화가 녹내장 발병위험을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김석환 교수는 “근시로 인한 시신경 변화는 안구 성장 단계에서 진행돼 이른 나이에 녹내장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근시 청소년은 미리 녹내장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의대에서 녹내장의 진단과 치료를 연구했으며 현재 보라매병원에서 녹내장과 백내장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녹내장을 조기에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장비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