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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먹’ 건강악화 척도 … 악력 약하면 심장병·사망 위험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8-20 15:55:59
  • 수정 2020-09-15 21: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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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젊은 남성 평균 45㎏, 여성 30㎏ … 중국·일본인보다 낮아, 50대 이후 격차 더 벌어져
악력이 5㎏ 감소할 때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이 16%,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17% 상승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흔히 ‘주먹’이라는 단어는 싸움, 물리적 폭력, 건달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의료계에선 ‘건강함’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10여년 전부터 주먹을 쥐는 힘, 즉 악력이 강할수록 중·장년기 삶의 질이 높아지고 각종 질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신근력 축소판’으로 불리는 악력은 악력기를 주먹으로 꽉 쥐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보통 20~30대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데 통계청 국민체력조사 결과 국내 20~30대 남성 평균 악력은 45~50㎏, 여성은 25~30㎏ 정도다. 상대적으로 키와 몸집이 큰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악력이 높게 측정되는 편이다. 동양인 중에선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 순으로 악력이 강했다. 특히 50대 이상부터 국가별 악력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보통 오른손잡이는 오른손 악력이 왼손보다 센 반면 왼손잡이는 오른손과 왼손의 악력 차이가 없는 양상을 보인다..

악력의 감소는 곧 전신 근육량 감소, 질병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미국 베일러대 연구팀이 청소년 370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건강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또래보다 악력이 약한 학생은 건강이 악화될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에선 악력이 5㎏ 감소할 때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이 16%,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17% 상승했다.

악력이 약하면 운동능력이 떨어져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세 이상 성인 남녀 4620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악력이 전체 인구집단의 4분의 1로 낮으면 남성은 운동능력 문제의 발생 위험이 1.93배, 통증 등 신체 불편감이 1.53배 늘었다. 여성은 운동능력의 문제가 2.12배, 회사생활·공부·집안일 등 일상활동에서의 문제가 2.04배, 통증 등 신체 불편감이 1.48배 증가했다.

악력이 낮아지면 넘어질 위험도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낙상으로 부상을 경험한 사람의 악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5% 약했다. 연구팀은 악력이 약하면 몸의 균형을 잡는 능력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악력이 좋으면 뇌도 건강하다. 지난해 영국과 호주 공동연구팀은 악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문제해결능력, 기억력, 추론능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상황에 대한 반응시간도 더 빨랐다. 연구팀은 악력이 크면 근육이 덜 감소돼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세포의 섬유질 위축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영균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악력이 배근력(등·허리힘)이나 각근력(다리힘) 등 다른 근력보다 특별히 중요하거나 의학적 의미가 크다기보다는 악력기 외에 다른 장비가 필요없고 상대적으로 측정 및 수치화가 쉬워 관련 연구가 많이 이뤄는 것”이라며 “아령이나 헬스기구 등을 이용한 근력운동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손에 힘이 들어가 악력이 단련되므로 하루종일 악력기만 줬다폈다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악력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수지굴곡건(손가락굽힘힘줄)에 염증이 생겨 손이 붓거나 뻣뻣해진다. 심할 경우 손가락을 움직일 때 힘줄이 마찰되면서 ‘딸깍’ 소리가 나는 방아쇠수지증후군이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악화될 수 있다. 장년층은 노화로 약해진 관절에 더욱 무리가 가 퇴행성관절염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

악력기를 쓸 땐 절반만 쥐어 손가락관절을 너무 굽히는 것을 삼가야 한다. 주먹을 꽉 쥘수록 손가락이 더 많이 구부러져 힘줄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남녀 모두 연령이 증가할수록 근력이 감소되고 근감소증이 동반되면서 손으로 쥐는 힘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특히 남성은 체질량지수(BMI)가 줄면 악력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균형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근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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