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인 A씨는 최근 자리에 누워 하루 종일 꼼짝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8개월 전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을 땐 가족들의 식사를 살뜰히 챙길 정도로 별다른 체력 저하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치료가 모두 끝난 뒤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동반돼 기진맥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국립암센터는적극적인 암 치료 후 극심한 피로감을 겪는 암생존자를 위해 ‘암생존자 피로클리닉’을 개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클리닉은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마친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피로 요인을 개인 맞춤별로 평가 및 관리한다.
암 치료와 관련된 신체적·정서적·인지적 피로감을 ‘암 관련 피로’라고 한다. 암 관련 피로는 암환자·생존자의 일상을 파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지난해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를 방문한 암생존자 5명 중 2명이 피로를 호소했다. 미국 연구에서도 암생존자 5명 중 1.5명이 중등도 이상의 피로를 느낀다고 보고했다.
암 관련 피로는 지속적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치부돼 전문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클리닉은 상담을 통해 암생존자들이 느끼는 피로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피로감에 영향을 주는 기여인자를 평가한다. 피로 원인에 따라 환자 맞춤형으로 신체기능 증진을 위한 운동처방, 피로 인지행동치료, 영양 관리를 실시한다.
유지성 국립암센터 재활의학클리닉 전문의는 “암 치료를 종료한 후에도 피로가 지속돼 일상생활 복귀에 지장을 겪는 환자가 많아 클리닉을 개소하게 됐다”며 “개인마다 피로에 영향을 주는 기여 요인과 치료방향이 다르므로 피로클리닉에서 전문가의 평가와 처방을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암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 심리적 불안감, 사회복지적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