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은 특정 관절 부위에 점진적인 연골 소실 및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관절염, 특히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노화와 긴밀하게 연관돼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만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해외연구에 따르면 아직 중년인 45세 이상에서도 19.2~27.8% 골관절염이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야외활동과 스포츠활동이 증가하면서 무릎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40~5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골관절염은 주로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뼈와 뼈가 맞닿아 무릎이 아프고 시린 증상이 동반된다. 초기엔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지만 질환이 심해질수록 만성화돼 휴식을 취할 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 이로 인해 보행 능력이 약화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면 정신적인 피곤함과 우울증까지 겪게 된다.
골관절염 중년 환자 중 상당수에서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는 좌식문화가 다리 모양을 변형시키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또 무릎 내측 부분 대퇴골과 경골(정강이뼈 뒤의 가장자리에 놓여있는 종아리뼈)의 연골이 닳아 관절 간격이 협소해지고 반월상연골이 파열된 사례도 흔하게 관찰된다.
중년 환자의 골관절염은 방사선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한다. 방사선검사로 고관절부터 족관절까지 체중이 지나가는 축의 위치와 다리가 휜 정도를 측정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관절 간격이 좁아지지 않은 초기 관절염은 약물치료, 주사치료, 근력강화운동, 물리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한다. 6~12개월마다 주기적으로 방사선 촬영을 실시해 관절염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MRI 검사상 반월상연골파열이 동반됐다면 관절경적 반월상연골판절제술이나 변연절제술이 필요하다. 국소적 연골 결손은 관절경적 미세천공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 간격이 좁아진 중기 관절염은 자기관절을 최대한 활용하는 근위경골절골술로 치료한다. 이 치료법은 하지의 비정상적인 축을 바로잡아 퇴행성 변화가 심한 부위에 가해지는 체중부하를 줄이고 관절염 진행을 늦춘다. 경골 바깥쪽 피질골을 보존한 채 내측부에 틈을 만들어 간격을 벌리고, 금속판으로 고정한다. 이후 자가골·동종골을 이식하거나 골유합 유도체를 주사해 간격을 메워준다.
수술 시간은 1시간 내외이며 수술 후 절골 부위가 유합될 때까지 2~3개월간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 진단 결과 골유합이 확인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반대편 무릎도 수술할 수 있다. 금속판은 수술 후 12~18개월 후에 제거하면 된다.
기존 치료법으로 알려진 인공관절수술은 삽입 관절의 수명 문제 탓에 아직 외부활동이 왕성한 중년 환자에게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큰 수술에 대한 부담감도 수술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속판을 이용한 근위경골절골술은 다리가 휜 중기 관절염 치료에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근위경골절골술은 자신의 관절연골을 보존하는 치료법으로 경과가 좋으면 통증 없이 생활이 가능해진다”며 “관절 간격이 거의 없는 말기 관절염은 관절이 조금 남아있는 환자보다 절골술 후 결과가 좋지 않아 조기에 치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