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24일은 ‘잇몸의 날’이다. 3월 24일이라는 날짜에는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치아 건강은 오복 중 하나로 알려진 만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흔히 잇몸병이라고 하면 치아의 뿌리를 가장 겉에서 감싸고 있는 연조직인 치은이 붓고 피가 나는 염증 증상에만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아가 턱뼈 안에서 제대로 유지되고 기능하기 위해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정교한 구조의 주위 조직(치주조직)에도 신경써야 한다. 염증이 잇몸 표면에 국한돼 있다면 ‘치은염’, 치주인대와 치조골로 깊이 진행되면서 파괴가 일어난다면 ‘치주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치아 표면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에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하면서 생긴 세균성 치태다. 홍지연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태 내 치주병원균과 세균에 의해 생성된 독성 물질이 지속적인 자극을 유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치주조직을 파괴한다”며 “진행 과정엔 흡연, 당뇨병, 스트레스, 유전, 영양상태 등 복합적인 위험요소가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주질환과 다양한 전신질환의 연관성은 최근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치주염은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데다 별다른 통증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홍지연 교수는 “한 번 망가진 치주조직은 건강했던 예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파괴된 치주 조직의 재생치료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평소 잇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주염 치료는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요소를 최대한 조절하고, 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홍 교수는 “잇몸 건강을 위해 치료 후에도 주기적인 스케일링, 치태 조절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 올바른 칫솔질 습관과 치간 칫솔, 치실 등 보조기구를 활용한 구강 위생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잇몸 검진을 받는 것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