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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디’, ‘육아대디’ 전성시대 … 몸놀이로 사회성·창의력 향상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2-28 12:22:44
  • 수정 2020-09-13 15: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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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킨십 통해 유대감 강화 … 아이에게 우선권 주는 방목육아, 주도력 배양에 도움
아빠와 자녀의 몸놀이는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 것 외에 혈액순환 촉진, 내장기관 발달, 키 성장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0년 전만 해도 ‘아빠 육아’는 꽤 희귀한 일이었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남성 육아휴직 등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육아를 책임지는 남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빠 육아프로그램의 흥행, ‘프렌디(프렌드+대디의 합성어)’, ‘바짓바람(치맛바람의 반대)’ 등 신조어의 등장은 이런 세태를 반영한다.

또 보건복지부가 2015~2017년 네이버 블로그·카페, 다음 카페, 네이버 뉴스에서 언급된 소셜 빅데이터 83만건을 분석한 결과 아빠육아 키워드는 2015년 1만980건에서 2017년 1만9103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통 아빠들은 아이가 영유아 때의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아이와의 대화나 상호 작용을 엄마에게 맡기거나, 훗날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생후부터 만 3세까지는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는 시기여서 이때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짧으면 성장 후 성격에 문제가 생길 공산이 크다. 실제로 캐나다 캘거리대의 연구결과 영·유아 때 스킨십이 부족한 아이는 애정결핍, 사회성 결여, 분리불안 등 성격장애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시기 자녀와 정서적 유대감·신뢰를 쌓는 ‘애착육아’가 필요한 이유다. 애착육아를 통해 자란 아이는 성장 후 다양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흡수한다. 

아빠들의 뒤집기, 안기, 목욕 등 몸놀이는 애착육아의 기본으로 스킨십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키워준다. 스킨십은 아이의 옥시토신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부모와의 유대감을 높여주고 사회성 발달의 원동력이 된다.
아이의 전반적인 신체 발달도 돕는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심장·폐·소화기관 등이 잘 발달하며, 성장점이 자극받아 키도 쑥쑥 큰다.

놀이는 아이의 본능이다. 아이는 다른 사람과의 놀이로 의사소통능력과 학습능력 등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고가의 장난감이나 기구 없이 아빠 자체만으로도 아이의 훌륭한 놀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종이나 신문지로 공을 만들어 거실에서 가볍게 주고 받기만 해도 아이들은 즐거워한다.

또 활동적인 놀이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알려주고, 아빠와의 놀이에서 이긴 아이는 성취감을 맛보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아이의 주도성 향상에도 도움된다. 엄마의 육아가 ‘밀착육아’라면 아빠 육아는 ‘방목육아’다. 엄마는 아이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도 빈틈없이 교정하고 가르치려 들지만 아빠는 ‘애가 그럴수도 있지’라며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자녀와 놀 때에도 엄마는 ‘놀이를 통한 학습’을 중요시하는 반면 아빠는 ‘재미’를 먼저 고려하고 아이에게 행동의 우선권을 준다”며 ”이런 성향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활동하게 만들어 주도성, 독립심, 자존감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아빠육아를 통해 자란 아이는 리더십, 사회성, 융통성이 좋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언어능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머독 아동연구소’에 따르면 2세 때 아빠가 책을 읽어준 아이는 4세가 됐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언어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빠가 아이와 잘 놀아줄 수 있는 시기는 길어야 초등학교 2~3학년까지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가 생겨 부모와 노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 때문에 신체적·정신적 성장이 왕성한 2~6살 때 아빠가 집중적으로 아이와 놀아주는 게 중요하다.

아빠육아는 태교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 동화를 읽어주고 자상한 하이톤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어색해 하지 않고 육아에 집중할 수 있다.
아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자주 칭찬해주면 친밀감과 선호도가 높아진다. 칭찬이 어색하면 악수, 하이파이브 등 가벼운 스킨십으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몸놀이를 하다 아이가 흥분해 아빠를 때리거나, 소리지르는 등 돌발행동을 보일 경우 언성을 높여 야단치지 말고 먼저 아이를 진정시킨 뒤 부드러운 어조로 타일러야 한다. 몸놀이에 앞서 ‘손을 써서 때리지 않을 것’ 등 확실한 놀이 규칙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영훈 교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며 “‘주말에 놀아주면 되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퇴근 후 단 15분이라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퇴근 시간이 늦다면 ‘취침놀이’부터 시작해보자. 취침놀이는 아이가 잠잘 때 머리를 쓰다듬고 뽀뽀해주며 스킨십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와 마주보고 서서 두 손을 맞잡은 뒤 같이 제자리뛰기를 하거나, 수건 양 끝을 잡고 가볍게 줄다리기를 하는 것도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몸놀이다.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한 가지 이상 만들고, 한 달에 한 번 자녀와 여행을 떠나 추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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