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요인인 소득과 학력이 낮을수록 난청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국민건강연구조사를 토대로 12세 이상 국민 1만845명을 대상으로 난청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정상 고막 소견을 보이는 인구에서 양쪽 귀 중 잘 안 들리는 귀를 기준으로 난청 인구를 조사한 결과 전체 21.9%가 난청의심 소견을 보였다. 한국인 10명 중 2명꼴이다.
난청은 나이에 따라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가 본격화되는 40대 이상을 따로 분석하면 유병률이 34.8%로 치솟았다. 같은 노년층이더라도 60대에서 70대로 넘어가면 유병률이 2.5배 늘어났다. 70세 이상만 보면 81.9%가 난청 인구로 조사됐다.
나이 외에도 성별도 난청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 남성의 유병률은 40%로 여성(29.9%)보다 높았다. 상대 위험도를 따졌을 때 남자가 여자보다 확률적으로 난청 발생 가능성이 47%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이나 학력처럼 난청과 무관해 보이는 개인의 배경환경도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위소득 계층의 유병률은 56.8%로 절반을 훌쩍 넘긴 반면 중위계층은 32.9%, 상위계층은 23.1%로 급감했다.
학력도 영향을 미쳤다. 고졸 미만의 유병률이 49.5%로 가장 높았고 고졸은 26.8%, 전문학사 이상은 18%로 학력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감소했다.
난청 원인으로는 △직장 내 소음 △우울감 △빈혈 △뇌졸중 치료력 △흡연 등 5가지가 지목됐다. 이번 연구결과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난청 발생 위험이 1.28배 높았다. 또 2주 이상 우울감이 지속되면 1.29배, 뇌졸중 발생 이력이 있으면 1.72배, 빈혈을 갖고 있으면 1.36배 상승했다. 특히 흡연은 그 자체로 난청 발생위험을 1.36배 높이고, 20갑년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1.55배까지 키웠다.
조양선 교수는 “난청이라는 질병 자체에만 집중하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없다”며 “고령화사회를 맞아 사회적·정책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청각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Audi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