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비대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국민의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2005년 34.8%에서 2016년 3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자 성인(30세 이상)의 경우 2명 중 1명(43.3%)이 비만이며, 여자 성인(30세 이상)은 3명 중 1명(30.0%)이 비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은 ‘천고인비(天高人肥)’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 역시 살찌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살이 찌면 자연히 관절에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어 무릎이나 고관절, 발목 등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중년 이후가 되면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못해 살이 찌기 시작하는데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가을, 겨울철에는 살이 더 불고, 이로 인해 관절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몸무게가 증가하면 무릎은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한다. 젊었을 때는 근력이 있어 괜찮지만 퇴행이 진행되면 무릎관절은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체중이 많이 실리는 안쪽에 하중이 집중돼 O자형 다리가 되는 것이다. 특히 비만일 경우 같은 자세를 취하더라도 더 큰 압력이 가해지고, 상대적으로 무릎 주위의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연골 손상이 쉽게 와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더 나이 들어서 관절염 때문에 고생하지 않으려면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말기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상체는 뚱뚱하고, 하체는 날씬한 몸 상태를 가지고 있다. 비만이 관절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비만이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는데 무리한 다이어트 역시 무리가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상체 비만인 경우, 상체 체중으로 인해 과격한 운동이 무릎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40대라면 스트레칭, 요가, 자전거 타기와 같이 과격하지 않은 운동을 중심으로 하루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적합하다. 50대가 넘어가면 30분 이내로 천천히 걷기가 관절에 무리를 줄일 수 있는 운동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비만뿐만 아니라 하체의 근력 부족 등과 상당히 연관성이 높으므로 스쿼트 등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인은 발목 관절에도 퇴행이 빨리 나타날 수 있고, 발목을 다칠 확률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굳이 격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발목을 자주 접지를 수 있다. 또 과체중으로 발목 관절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면 발목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발목 사이에는 물렁뼈가 있는데 이 뼈가 외부에서 충격을 받거나 외상으로 닳게 되는 경우, 노화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에 뼈끼리 부딪쳐 발목 관절에 염증이 일어난다. 실제 비만인 경우 정상인보다 2배 가량 발목 퇴행성 관절염 발병률이 높은 고위험군이다.
발목 퇴행성 관절염의 초기에는 쉬면 통증이 없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걷거나 앉고 설 때 우두둑 소리가 나며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발목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상 체중 유지가 필수적이다. 체중을 줄여 발목이 받는 부담감을 줄이면 발목인대손상 확률도 줄일 수 있다. 발목은 한번 손상이 되면 계속 손상될 가능성이 커, 발목이 약한 사람이라면 쉽게 부상을 입지 않도록 발목강화 운동 하고, 부상을 입었을 때는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은 눈을 감고 한 발로 서서 중심을 잡는 자세가 발목 강화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