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신체 표면 중 2%에 불과하지만 90%의 체중을 견뎌내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정상적인 보행과 운동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제2의 심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다른 신체 부위보다 무관심한 경우가 많고 족부질환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은 편이다.
발은 26개의 뼈와 뼈를 잇는 인대로 이뤄져 있으며 복잡한 구조만큼 다양한 족부질환이 빌생할 수 있다. 발바닥통증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족저근막염을 떠올리지만 지간신경종, 부주상골증후군 등이 원인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발 앞쪽 통증은 지간신경종
지간신경종은 발가락에 분포하는 족저신경이 두꺼워져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중년층에서 발생한다. 두 번째·세 번째 발가락 사이, 세 번째·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발바닥이 저리면서 모래알을 밟는 느낌이 드는 게 특징이다.
지간신경종은 증상과 진찰만으로 1차 진단할 수 있지만 증상이 애매하면 초음파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실시한다. 주치의가 환자의 발바닥 앞부분을 꽉 쥐고 질환이 의심되는 발가락 사이의 공간을 두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생기는 것을 ‘멀더 클릭(Mulder’s Click)’이라고 한다.
복사뼈 아래, 발 안쪽 통증은 부주상골증후군
부주상골증후군은 없어도 되는 뼈가 하나 더 존재해 통증과 불편함을 주는 질환이다. 부주상골은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뼈인 주상골 옆에 붙어있다. 발 안쪽 복숭아뼈의 2㎝ 밑에 볼록하게 튀어나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다. 평소엔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발목을 접질리거나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착용할 경우 튀어나온 부주상골이 눌리면서 뼈에 붙어있는 힘줄이 손상돼 통증이 발생한다. 외상 후 발 안쪽이 부어오르면서 아프고 복사뼈 아랫 부분에 돌출된 뼈가 만져지면 부주상골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발바닥 중앙·뒤꿈치 통증은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 발가락 시작 부분까지 5개 가지를 내 붙어 있는 강하고 두꺼운 섬유띠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보행을 가능케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체중부하가 지속되면 이 부위에 염증이 생겨 발바닥 중앙부터 뒤꿈치까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아침 기상 후 방바닥에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한 게 특징이다. 밤 사이 수축해 있던 족저근막이 체중부하로 갑자기 퍼져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일정 시간 움직이면 증상이 약해지는 양상을 나타낸다. 발바닥 전반에 통증이 느껴지고, 발뒤꿈치뼈 부위에 명확한 압통점이 발견되면 족저근막염일 확률이 높다.
발바닥 통증은 발생 부위에 따라 원인 질환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박정민 수원 윌스기념병원 족부전문의는 “지간신경종·부주상골증후군·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을 예방하려면 편한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며 “신발굽이 높아도 문제지만 플랫슈즈처럼 굽이 없는 신발도 지면에 닿는 충격이 완화되지 않고 발바닥으로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어 적당한 굽과 쿠션이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