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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리과자’ 사건, 퇴출된 액화질소 여드름 치료엔 탁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8-31 09:44:35
  • 수정 2020-09-13 16: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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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피부 접촉시 중증 동상, 냉동치료에 사용 … 니트로커피, 질소가스 사용해 무해
피부과에서는 사마귀, 피부섬유종, 여드름흉터 치료에 액체질소를 이용한 냉동치료를 시행하는데 드문 확률로 물집이나 통증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달 초 충남 천안시의 한 워터파크에서 ‘용가리 과자’를 사먹은 어린이가 위에 구멍(천공)이 생겨 배를 25㎝ 절개한 뒤 천공을 봉합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식도와 위벽 곳곳에 멍이 들었고, 수술 후에도 언제 구멍이 또 생길지 몰라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질소과자는 영하 196도 이하로 보존된 액화질소를 첨가한 식품으로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고 바삭한 식감을 줘 인기다. 과자를 먹으면 마치 용이 연기를 뿜듯 질소 연기가 입과 코를 통해 밖으로 나와 용가리 과자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이번 사고로 액화질소를 식품첨가제로 사용하는 것은 전면 금지됐지만 질소는 여전히 일상생활 곳곳에서 포장이나 냉각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질소 자체는 인체에 유해하다고 볼 수 없다. 공기 중엔 질소가 70%로 가장 많으며 산소가 20%, 이산화탄소가 0.03%가량을 차지한다. 질소는 화학반응이 거의 없는 불활성 기체여서 공기 중에 많이 떠 있어도 인간이 느끼지 못한다. 어는점은 영하 210도, 끓는점은 영하 196도로 인위적으로 온도를 조작하지 않는 이상 맛, 색, 냄새가 없는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기체 상태에선 반응성이 낮아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즉 질소 기체를 호흡으로 들여마시거나 입으로 먹어도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 수압이 엄청난 심해에선 산소통에 섞인 질소가 혈액 속에 녹아들어 잠수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질소는 또 유통 중 식품이 산소에 의해 변질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액체 상태로 존재할 땐 이야기가 다르다. 액체질소는 기체 상태의 공기를 고압으로 압축 및 냉각시켜 만든다. 드라이아이스와 착각하기 쉬운데 액체질소의 온도는 영하 196도로 영하 78도의 드라이아이스보다 훨씬 더 차갑다. 의료·산업·연험 현장에서 저온 상태를 조성하거나 정자·난자·수정란 등을 장기간 냉동보관하는 데 사용한다.

공기 중에선 급격하게 증발하면서 끓어넘치므로 단열된 특수 고압탱크나 보온병에 보관한다. 화학적으로는 독성이 없지만 너무 차가워 위험하다. 사람이 액체질소를 취급할 땐 보안경과 단열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피부가 액체질소에 직접 닿으면 피부 표면이 순간적으로 얼어 심각한 동상을 입게 된다. 넓은 부위의 피부가 액체질소에 의해 얼은 뒤 유리조각처럼 깨져버리기도 한다. 몇년 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대에선 여름학교 영재반에 참가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험을 하던 한 학생이 액체질소를 흡입, 내장이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용가리과자 사건에선 액체질소가 밀폐된 위에서 기화해 부피가 늘어나면서 위 점막조직을 파괴했다. 

이상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입으로 삼킨 액체 상태의 질소가 체내에서 기체로 변할 경우 부피가 순식간에 700배 증가하면서 내장기관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식도는 액체질소가 금방 지나가 위험이 덜하지만 위의 경우 오랫동안 액체 형태로 머물러 위장천공 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공이 발생하면 복강 내 음식물이 퍼지면서 복막염 등 감염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패혈증이나 쇼크반응 등 증증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며 “액체질소를 마신 후 복통이나 복부팽창 등 신체이상 증상이 생기면 금식한 상태에서 바로 응급실에 가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선 피부과 등에서 액체질소의 특성을 이용한 냉동치료 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냉동치료는 액화점이 낮은 액체질소를 이용해 피부를 급속 냉동 및 해동시켜 이상이 있는 피부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냉동치료기를 이용해 치료 부위 피부에 직접 액체질소를 바르거나, 액체질소에 담가 차갑게 만든 면봉 또는 솜뭉치를 피부에 접촉시키는 방식이다.
사마귀, 티눈, 지루각화증, 피지샘과다형성, 피부섬유종, 여드름흉터, 비대흉터, 켈로이드, 혈관종, 광선각화증 등 피부질환 치료에 이용된다. 부작용으로 치료 부위가 붓거나 물집이 생기거나 치료 중 또는 후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액체질소는 음식 조리에도 사용된다. 1992년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분자요리’에서는 액체질소로 식재료를 급냉각해 액체를 고체로 바꾸는 등 식재료의 질감과 맛을 변형시킨다. 국내에선 ‘허세 셰프’로 알려진 최현석 셰프가 분자요리를 선도하고 있다.

또 ‘니트로커피’로 불리는 질소커피는 콜드브루(분쇄한 원두를 상온이나 차가운 물에 장시간 우려내 쓴 맛이 덜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커피)에 고압의 질소·아산화질소·이산화탄소를 주입, 미세하고 풍부한 거품을 발생시켜 생맥주 같은 부드러운 목 넘김을 만들어낸 제품이다. 질소커피에 들어가는 질소는 매우 소량인 데다 액체 형태가 아니라 가스 형태여서 유해하지 않다.

단 아산화질소의 경우 다량 흡입하면 저산소증, 방향감각 상실, 질식,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아산화질소가 문제가 된 대표적인 사례가 ‘해피벌룬’으로 지난 4월 이 풍선을 통해 아산화질소를 다량 들이마신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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