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신모 씨(36)는 얼마전 유치원을 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치과를 방문했다가 충치가 5개나 있다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평소 가족과 아이들의 치아 건강를 위해 음식을 먹고 나면 꼭 양치질을 시켜왔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더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아이와 가족의 생활습관을 꼼꼼히 듣고 난 치과의사는 충치가 생긴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의 유치는 충치에 취약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구치가 나기 전 유치에 충치 경험이 있는 만 5세 아동의 비율은 64.4%에 달했다. 영구치 충치 경험이 있는 만 12세 아동은 54.6%로 절반을 넘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간식 섭취 후 제때 양치질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유디치과는 1~13세 아동을 둔 부모 604명을 대상으로 아이의 간식 섭취와 칫솔질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동 10명 중 3명이 하루에 간식을 3회 이상 섭취하고, 10명 중 9명이 간식 섭취 후 3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광욱 유디치과 파주점 대표원장은 “음식을 먹고 1~2분이 지나면 입 속 세균이 활동하기 시작하므로 3분 이내에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루 3번, 매끼 식사 후 3회, 3분간 양치질을 하는 3·3·3 법칙은 올바른 치아관리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산 성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 탄산음료, 주스 등은 물로 입을 행구고 20~30분 뒤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 산 성분이 강한 음식을 섭취하면 입 안이 약산성으로 바뀌는데 이 때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약 성분이 치아의 에나멜층을 손상시킬 수 있다.
집에서 양치질을 하고 등교한 아이들이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칫솔질을 하지 않는다면 종일 충치에 노출된 것과 다름 없다. 고광욱 원장은 “칫솔질을 하고 곧바로 과일이나 음료수 등을 마시면 칫솔질을 하지 않은 것과 똑같다”며 “충치를 예방하려면 칫솔질 횟수보다 칫솔질한 깨끗한 치아 상태를 제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간식을 먹일 경우 당분이 적고 치아를 닦는 효과가 있는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 등 자연식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자녀가 단 것을 찾을 땐 자일리톨 같은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간식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 6세 이전까지는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기르도록 부모가 직접 칫솔질을 도와주는 게 좋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칫솔질 시기와 횟수, 간식 섭취법 등을 지속적으로 체크해 충치를 예방해야 한다. 고 원장은 “아이의 구강건강을 위해 부모님부터 치과에 방문해 올바른 구강교육을 받고 교육기관에서 의무적으로 구강건강 교육을 실시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