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기·최세희 연세에스병원 연구팀은 최근 줄기세포 및 디톡스요법을 건선치료에 활용, 2개월 만에 긍정적인 피부개선 결과를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건선은 난치성 피부질환이자 인체 면역계의 과잉이상반응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꼽힌다. 외부 원인물질이나 균이 건선환자의 피부에 닿을 때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피부혈관이 과잉 생성되고 피부세포인 각질형성세포가 정상인보다 빠르게 증식하며 병변을 일으킨다.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이 눈에 확 띄다보니 외모에 민감하고 사회생활을 활발히 해야 할 젊은 층은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한 경우 우울증, 자살충동에 시달리기도 한다.
일단 증상이 드러나면 10~20년 지속되는 게 대부분이다. 일시적으로 호전돼도 평생 재발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야 하다 보니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적잖다. 전 인구의 약 1~2%가 건선을 앓고 있으며 인구 10만명 당 60명 정도가 매년 새로 이 질환에 걸린다.
최세희 연세에스병원 피부과 원장은 “건선은 초기에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며 그 위에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때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며 “증상이 심할 때는 온 몸으로 퍼져나가며 얼굴, 두피, 팔, 다리 등에 은백색의 비늘과 같은 각질 또는 발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건선 환자는 대부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재발이 잦다보니 장기간 스테로이드에 노출되는데, 이럴 경우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부작용으로 혈관질환, 당뇨병, 간부전, 신부전, 안면부 부종, 살이 트는 현상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심영기 병원장은 이같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용했더니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오랜 기간 건선을 앓은 A모 씨(30·여)는 16년간 피부염과 건선을 앓아오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 상황이었다. 직장생활을 포기한 것은 물론, 피부 문제로 3번이나 자살시도를 했을 만큼 심신이 지쳐 있었다.
대학병원에서는 ‘전신 농포성 건선’으로 진단, 6년간 스테로이드 계통의 건선치료제를 복용해왔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농포가 악화되고 고름이 차며, 스테로이드 중독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치료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연세에스병원 의료진들은 A 환자에게 10년간 림프부종치료로 쌓은 노하우에서 얻은 줄기세포 활성화 기법과 디톡스 치료를 통해 약 2개월 만에 증상을 크게 개선했다. 줄기세포를 주사해 세포 사이에 낀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속 독소를 땀·대변·소변으로 배출하는 디톡스치료를 시행한 지 2개월째에 전신 피부가 드라마틱하게 깨끗해져 환자는 ‘삶의 희망’을 얻었다고 한다.
최세희 원장은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이 디톡스와 줄기세포로 개선되는 것은 기존 세포간 소통을 원활히 되돌려 정상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면역을 높여주기 때문”이라며 “모든 병은 세포 간 소통 부재로 일어나는 만큼 체내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 디톡스요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는 세포의 소통을 방해하고 신호를 차단해 ‘소통 부재’를 일으킨다”며 “세포 사이에는 맑고 깨끗한 액체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진한 가래처럼 탁한 액체가 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주사와 디톡스요법을 병행하면 탁한 노폐물을 녹여 정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세에스병원의 건선치료는 5~10회 차에 잠시 피부증상이 악화되며 몸살이 난다. 이는 치료과정에서 겪는 명현현상으로 약 20회 정도 치료하면 거의 완치되며 피부가 깨끗해진다.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1개월에 1회씩 치료받는 게 재발 방지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최세희 원장은 “줄기세포는 세포기능 재생 및 활성화 기능으로 건선 환자의 정상피부 기능을 회복시켜 다른 치료법에 비해 재발할 확률을 크게 줄인다”고 말했다.
심 병원장은 “줄기세포-디톡스 건선치료는 아직 더 많은 임상사례와 장기간의 추적조사가 필요하지만 A 환자의 경우 결과가 고무적이었다”며 “건선 등 난치성 피부질환 및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