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신체적으로는 골반이 비정상적으로 넓어지고 근육과 뼈가 늘어난다. 출산 후 골반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골반이 어긋나 평생 통증을 안고 갈 우려가 있다. 골반근육이 약화되면 요실금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변이 배출되는 질환이다. 성인 여성의 40% 이상이 겪을 정도로 흔하고 국내에 약 30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다.
김기환 대전 더블유(W)여성병원 원장은 “요실금 여성의 60%는 어느 정도 성기능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며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남들에게 이야기하기 부끄러워’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요실금 중 가장 흔한 게 긴장성 요실금으로 불리는 ‘복압성 요실금’이다. 출산, 비만, 노화 등으로 요도 및 골반을 지탱하는 골반근육이 약해져 발생한다. 기침, 재채기, 웃을 때, 줄넘기 등 배에 힘을 줄 때 소변이 새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약물치료보다 케겔운동(골반근육운동) 등으로 골반바닥근육을 강화시키는 게 도움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정도라면 최근 개발된 간단한 요실금수술(TOT, Tension-Free Obturator Tape)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근육의 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며 연령이 올라갈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복압성 요실금과 달리 소변을 참지 못해 실수하거나, 소변을 지나칠 정도로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화장실에 가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흘러나와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수술보다 약물치료가 권장되며 케겔운동과 방광습관훈련 등을 병행하면 치료효과가 상승한다.
최근 산후조리원 등은 요실금 같은 질환예방 및 산모의 건강회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가슴마사지(일명 기통맘), 산후마사지 등을 병용해 퇴실 전까지 최대한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대전 더블유(W)여성병원-산후조리원은 ‘요실금클리닉’을 개설해 요실금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TOT수술을 도입, 인체에 무해한 매쉬(Tape)를 이용해 안전하게 요도를 고정시켜 갑작스런 복압 발생 시 요도 부위를 지탱할 수 있다.
TOT수술은 성공률이 95%로 높고 합병증·흉터·방광손상 등이 거의 없는 게 장점이다. 방광경검사 과정이 생략돼 편의성도 높다. 수술 시간이 약 20분으로 짧아 입원할 필요가 없고, 부분마취 후 수술하므로 마취에 대한 부담도 적다.
김기환 원장은 “요실금은 단순히 일상에 불편함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 수치심,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체중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발병 전 예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방광을 자극하는 술, 커피, 카페인, 맵고 짠 자극성 음식 등의 섭취를 가급적 피하고 규칙적으로 배뇨·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임산부는 출산 직후부터 케겔운동을 시작하고, 이미 요실금이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진료받는 게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