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전염병이 아니어서 특별히 계절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온차가 큰 환절기나 열대야 탓에 잠을 설치기 쉬운 여름철엔 면역력과 체력이 저하돼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잠을 충분히 못 자고 더위로 입맛을 잃어 잘 먹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 기온이 높은 7~9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인 11~2월 평균 환자는 6만9000명이지만 불볕더위가 시작되는 8월엔 8만6902명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9월은 8만3633명, 7월은 8만2838명 순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앓은 사람 몸에 잠복하고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저하된 틈을 타 갑자기 증식하는 질환이다. 가슴, 등, 몸통이 따갑고 심하게 아프면서 3~4일 뒤 빨간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통증이 계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동반될 수 있다. 신경통은 만성통증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려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상포진으로 발생한 신경통은 단순 약물치료엔 반응하지 않아 특수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엔 의료용 미세바늘이 대상포진 신경통 치료에 적용돼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 치료법은 0.25~0.35㎜ 굵기의 가느다란 미세바늘을 삽입해 약물을 주입, 손상되고 변성된 조직을 재생시켜 기능회복을 돕고 통증을 억제한다. 통증이 덜하고 출혈 및 조직 손상이 거의 없으며 합병증 위험도 적다. 과거 사용됐던 스테로이드는 근육이나 인대가 약화되는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사용빈도가 줄고 있다.
한승탁 수원 윌스기념병원 원장은 “무더위로 체력이 저하되면 대상포진이 재발할 수 있어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과 균형잡힌 식단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