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부위가 아프고 속이 불편해 위내시경검사를 받았는데 만성위염 외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만약 잦은 체기, 감기, 소변색이 진해지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 위염이 아닌 담관담석증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노년층의 경우 감기나 체기로 생각해 치료를 미루다가 갑자기 증상이 심해져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담석증은 간에서 생성되는 소화액인 담즙을 구성하는 답즙산과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은 뒤 간, 담낭(쓸개), 담관에 쌓여 통증을 일으킨다. 발생 부위에 따라 담낭에 생기면 담낭담석, 담관은 담관담석, 간 내부는 간내담석이라고 한다. 담석이 담낭에만 가만히 있으면 대개 증상이 없다. 하지만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거나 담관으로 이동하면 통증, 간기능 이상, 황달이 동반된다. 젊은층에선 통증이 심한 반면 노년층에선 아픈 증상이 경미해 감기몸살로 오인하기 쉽다.
담관담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3만2471명이었던 담관담석증 환자는 2016년 4만349명으로 7년새 24%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 환자는 2만513명에서 2만8690명으로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상으로 속앓이, 급체, 위경련, 복통, 황달이 나타나고 담관이 얼마나 막혔느냐에 따라 통증 정도가 다르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담관이 늘어지는 과정에서 자연 확장돼 담관담석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십이지장게실이 담관 입구를 눌러 담관이 확장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신 체기나 감기몸살 증상이 반복되는 증상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담석이 담관을 막아 급성담도염으로 악화되고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질환은 수술할 필요 없이 내시경치료만으로 완치 가능하다.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은 환자를 수면마취한 뒤 위내시경과 같은 방법으로 내시경을 입을 통해 십이지장까지 삽입한다. 이후 내시경칼로 십이지장에 있는 담관 입구인 유두를 절개해 수술기구가 담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준다. 이후 담석쇄석기 등을 이용해 담석을 분쇄해 제거한다. 환자는 시술 후 24시간이 지나면 식사가 가능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