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간암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 답게 증상이 거의 없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조기발견 시 완치 가능하지만 전이되면 5년생존율이 매우 낮다. 다른 암보다 젊은 환자가 많고 40대부터 발병률이 급증하므로 고위험군이라면 20~30대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2012~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남성 간암 환자는 25만4792명으로 여성의 8만6596명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남성은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발생률이 6.1배나 높았다. 또 인구 10만명당 국내 남성 간암 환자는 31.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일본(14.6명)이나 미국(9.8명)과 크게 차이났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남성 간암은 40~50대 한창 활동할 시기부터 발병률이 높아지는 데다 생존율이 매우 낮아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며 “초기에 발견한다면 수술적 절제술이나 고주파 열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 후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치료기술이 향상돼 남성 간암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년 전 5년생존율은 9.9%에 그쳤지만 2001~2005년엔 20.2%, 2010~2014년엔 33.1%로 향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위암(75.3%)이나 대장암(78.1%)보다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간암 고위험군은 B·C형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질환을 앓는 환자다. 전체 간암 환자의 70%는 만성 B형간염, 10~15%는 만성 C형간염 환자다. 나머지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을 앓고 있다.
수술적 절제술이나 고주파열치료는 간암 병변이 5㎝를 초과하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되거나, 고령이거나, 폐·심장질환을 함께 앓고 있거나, 간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겐 적용 불가능하다. 이럴 땐 혈관에 항암제·폐쇄물질을 투여해 간암세포를 죽이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선형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간암은 간염이나 간경변 등 위험요소가 수술 후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내·외과간 다학제적으로 접근해 최적의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 간암치료팀은 간암수술 사망률 0%를 기록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에서 암 수술 사망률 1등급을 받았다. 암세포가 조기에 발견된 환자에게는 복강경 간절제술을 실시하고 있다.